예정처, 내년 행안부 예산안 '빛의 위원회' 분석
"신설 타당성·규모 심의 없이 내년 본예산 반영"
집행실적 저조 속 구체적 사업계획 없이 편성도
"심사 과정서 면밀히 검토해 적정수준 조정해야"
8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분석한 '2027년도 행정안전부 소관 예산안'을 보면 빛의 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은 78억8200만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올해 예비비를 통한 예산(48억5100만원) 대비 30억3100만원 증액된 것이다.
빛의 위원회는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평화로운 저항으로 극복해 낸 국민의 공로를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예우하기 위해 신설됐다. 지난 3월 제정된 '빛의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6월 26일 출범했다.
주요 업무는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한 한국형 시민참여 민주주의 정착·확산 기본방향 수립 ▲계엄 당시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에 대한 빛의 인증서 발급 및 수여 ▲빛의 혁명 관련 국가기념일 지정 의견수렴 등이다.
위원회는 행안부 장관 등 정부위원 10명, 위원장과 전문가 등 위촉위원 15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사무국 정원은 전문 임기제 공무원 등 25명이다. 위원회 존속 기한은 2028년 3월 31일까지다.
문제는 국회가 빛의 위원회 신설의 필요성과 운영을 위한 사무국 규모를 심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 경비가 '본예산'에 처음 반영됐다는 점이다. 빛의 위원회는 법률상 설치 근거 없이 대통령령으로 설치돼 '예비비'로 먼저 운영돼왔다.
예정처는 "위원회가 이미 출범하고 사무국과 인력을 갖춘 뒤 운영 경비가 본예산에 편성되면, 국회는 위원회 신설의 타당성이나 조직 규모를 검토하기보다 설치 이후 발생하는 운영 경비만 사후적으로 심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상황으로는 위원회 설치와 기능, 사무국 정원, 존속 기한이 모두 대통령령으로 정해지는 만큼 인건비 등 예산 소요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국회의 입법 통제 없이 정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우려가 있다는 게 예정처의 설명이다.
예정처는 "행안부는 빛의 위원회의 법률상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또 향후 위원회를 신설할 경우 운영 경비를 예비비로 먼저 집행하기보다 본예산 편성을 통해 국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예정처는 "빛의 위원회는 가칭 '국민주권의 날' 행사비를 10억8000만원으로 산정했을 뿐, 세부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는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국민주권의 날의 국가기념일 지정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 중으로, 지정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구체적인 산출내역 없이 대규모 행사비를 편성하는 것이 적정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예정처의 주장이다.
아울러 아카이브 구축 예산 역시 올해 하반기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추진할 예정으로 구축 범위나 시스템 구성, 단계별 추진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출 근거 없이 19억원이 편성됐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빛의 위원회와 함께 올해 예비비로 신설된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와 국민생명안전위원회도 집행실적 부진 속에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산출정보 없이 내년도 예산이 각각 36억6100만원, 32억8200만원으로 편성됐다.
예정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올해 집행이 부진함에도 증액 편성된 경비, 사업 계획과 산출 근거가 구체화되지 않은 일괄 편성 내역, 홍보 관련 경비의 적정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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