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신재생·항공·소비주 대안 "내년 2분기 FCF 저점 통과 후 반등"
"패닉셀 자제하고 차분히 관망, 새해 반등 노리며 신중한 분할 매수"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8일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로 AI 투자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만을 가정한 시장 공포로 주가가 과도하게 짓눌린 '언더슈팅(과도한 하락)'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미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과도한 정치적 불안이 투매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반도체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1% 넘게 반등하는 등 기술주를 덮쳤던 극단적인 패닉 셀링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주요 5개 주지사가 민주당으로 교체돼 건설 지연 리스크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미·중 패권 경쟁 속 AI 투자의 총량은 유지된 채 속도만 완만해질 텐데, 시장이 매크로 호재는 무시한 채 규제 악재만 반영했다"고 짚었다.
국내 반도체 타격도 제한적으로 봤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AI는 빅테크 경쟁력의 핵심이라 투자가 대폭 위축되긴 어렵다"며 "생산성 개선이 뚜렷해 닷컴 버블 같은 과잉 투자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양지환 센터장과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D램 3사는 내년까지 영향이 제한적이고 규제 리스크도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추가 하방 압력이 낮아 투매 동참은 실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력기기·신재생·2차전지 주목…고배당주로 변동성 방어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핵심 업종과 정책 수혜가 뚜렷한 기업을 중심으로 차분히 압축 대응할 것을 제언했다.
이종형 센터장은 "전력망 확충 수혜를 입는 전력기기와 대체 전력 수요와 맞물리는 신재생에너지가 유효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친환경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ESS와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낮아진 PER(주가수익비율) 매력과 함께 주문·이익 전망의 지속성을 확인하며 선별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연주 센터장은 반도체·전자부품·전력기기 등 핵심 AI 인프라 기업의 분할 매수를,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장 방어 수단으로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고배당주 편입을 추천했다.
유가 안정과 물가 부담 완화에 따른 수혜 업종도 거론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호재가 부각될 수 있는 대안 업종으로 항공, 소비주, 정유, 유틸리티 등을 꼽았다.
본격적인 추세 반등은 내년 2분기 전후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수익성을 입증하고 현금흐름의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종형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부담과 현금흐름 둔화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으나, 2분기를 지나며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저점을 통과하면 저평가 요인도 본격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승택 센터장은 "데이터센터 정책 방향 확인과 함께 앤트로픽 IPO, 코어위브 등 인프라 기업 실적이 심리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인 만큼, 현금 여력을 확보하고 분할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센터장은 지수 회복 경로에 대해 "단기 언더슈팅 이후 코스피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4배 수준이자 급락의 시작점인 5700선 돌파와 안착이 1차 과제"라며 "이후 선행 PER 5배 수준인 직전 고점 7100선까지 회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 행동 요령으로는 한목소리로 '투매 자제'와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충격 장기화 가능성은 낮은 만큼 시장 소음이 진정될 때까지 차분히 관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연구원도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2배 수준인 4500~4800선에서 외인 매도세 둔화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지수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보다, 레버리지를 줄이고 유동성을 지키는 관리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2018년 트럼프 1기 중간선거 직후에도 규제와 셧다운 우려로 연말까지 변동성을 겪다 새해가 돼서야 기술주 주도로 반등했다"며 "지금은 불확실성 탓에 악재만 과도하게 반영되는 구간이지만, 안개를 걷어내는 국면에 진입하면 악재보다 호재가 더 크게 반영되는 반등 장세가 찾아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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