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독자 141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에 출연한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공간이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삶을 바꾸는 방법으로 주변 사람이나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을 바꾸는 것을 꼽았다. 계절이나 인간관계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바꾸기 어렵지만, 공간은 비교적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생각을 바꾸시려면 상황을 바꾸라"며 "더 쉽게 말씀드리면 옆방으로 가거나 다른 층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의 변화는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게 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방송에서는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 방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필통 속 연필을 뾰족하게 깎아준 사례가 소개됐다. 해당 사례에서는 깨끗해진 방에 들어서면 새사람이 돼야겠다는 느낌이 들고, 뾰족하게 깎인 연필을 손에 쥐면 무언가 쓰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체화된 인지' 개념을 설명하며 "신체 상태가 뇌를 움직인다"며 "무언가를 잡고 있을 때 뾰족한 느낌, 앉았을 때 이 공간의 신선함 같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 무언가를 하는 게 안 좋지만, 리셋이 필요할 때는 환경을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며 "뭔가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라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공간은 어떤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공간의 크기와 구조에 따라 사람의 사고방식과 동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천장이 낮고 좁은 공간은 실수를 피하려는 회피 동기를 자극해 정밀하고 꼼꼼한 작업에 적합할 수 있다. 반면 천장이 높고 넓은 공간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기존 규칙에서 벗어나는 창의적인 작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자신이 경험한 공간을 기록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잘 맞는 환경을 찾아두면 나중에 자신이 공간을 설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공간에서 유난히 일이 잘되더라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기록하라"며 "카페에서 공부가 잘되는지, 어떤 환경에서 집중이 잘되는지 등을 기록하면 공간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경험은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퍼스널 데이터'가 된다는 설명이다.
집이나 사무실을 구할 때도 사진이나 면적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직접 방문해 채광과 바람, 온도 등을 살피고 몸으로 공간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이 닿는 곳뿐 아니라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까지도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어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간 전체를 바꾸기 어렵다면 몸에 가장 가까운 것부터 바꿔보는 것이 좋다. 입고 있는 옷이나 의자처럼 매일 몸에 닿는 물건도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내가 그 공간에서 뭔가 안 풀린다면 정말 공간 때문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하고 바꿔보고 개선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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