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사우디에 '68조원 보상·정권 정통성 인정시 종전' 제의" WSJ

기사등록 2026/11/05 18:10:29 최종수정 2026/11/05 18:20:24

사우디 입장 안내…"선택지 모두 불리"

[두바브=AP/뉴시스]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종전 조건으로 510억 달러(약 68조4500억원) 보상, 후티 정권 정통성 인정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후티는 전쟁을 끝내려면 (사우디가) 5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자신들을 예멘 통치 세력으로 공인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진은 예멘 타이즈주 두바브 지역에 배치된 후티 병력. (사진=알마시라 TV 제공) 2026.11.0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종전 조건으로 510억 달러(약 68조4500억원) 보상, 후티 정권 정통성 인정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후티는 전쟁을 끝내려면 (사우디가) 5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자신들을 예멘 통치 세력으로 공인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WSJ은 후티 종전 조건에 대해 "사우디에 남부 국경에 이란 무장 지원을 받는 적대 세력이 자리잡는 것을 인정하라는 의미로, 예멘 분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우디가 고를 수 있는 방안은 모두 불리한 선택지라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자력으로 후티의 안보 위협을 해소할 수도, 요구 조건을 수용해 전쟁을 끝낼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처했다는 것이다.

1990년 예멘 통일 전 북예멘 시기 시아파 계열 정파에 뿌리를 두는 후티는 2014년 9월 사나를 장악하며 예멘 북부 일대를 세력권에 넣었다. 안보 위협을 느낀 사우디가 2015년 3월 군사 개입에 나서면서 예멘 내전이 본격화됐다. 내전은 2022년 4월 유엔 중재 하 휴전으로 멈춰섰다.

이후 이란 전쟁 발발로 휴전 4년여 만인 지난 7월 무력 충돌이 다시 시작됐다. 후티가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장악해 사우디 선박 항행을 틀어막고, 예멘 정부군은 사나 탈환전에 나서면서 내전이 재개된 상태다.

그러나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후티와의 지상전에 직접 나서지 않고 공습 등 후방 지원만 맡으면서, 예멘 내 지상전에서는 후티가 승기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정부군 전력은 후티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가 다수다.

후티는 홍해 핵심 항구도시 모카 등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장악한 데 이어 남서부 산악 지대 타이즈주에서도 진격 중이며, 최근에는 정부군 본거지인 아덴으로부터 약 8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킹칼리드 국제공항, 아람코 석유시설 등 사우디 국내 인프라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는 여전히 지상군 투입에 선을 긋고 있다. WSJ은 "후티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지상전을 시작할 경우 집결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반복적으로 공격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지상군을 파병할 경우 예상되는 막대한 인명 피해와 여론 반발을 우려한다"고 기류를 전했다.

주변국 군사 지원도 여의치 않다. 핵심 동맹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는 사우디와 통일 예멘 체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대후티 전선에서 최종 이탈했고, 튀르키예·파키스탄과 체결한 집단방위 체제 '메카 공동방위협정'도 대후티 연합작전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WSJ은 "사우디는 (후티) 공습으로 상황에 대응해왔지만, 공습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며 전문가를 인용해 "정말로 필요한 것은 지상전 압박인데, 사우디에는 그럴 수 있는 역량이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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