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업 사업체 및 종사자 수, 2022년부터 급감
달력 업체 "기업 주문 줄고…매출 20% 이상↓"
인쇄업계 "납품대금 연동제 대상 확대" 요청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올해 달력만 해도 1만부 넘게 찍었는데 현재 제작하고 있는 내년도 달력은 7000부도 안 됩니다. 보통 지난달 중순에 계약하고 한창 바쁠 때인데 일감이 없습니다.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경기 고양시에서 16년째 인쇄업체를 운영 중인 심모(57)씨는 "달력은 만드는데 45일 정도 걸린다. 다음 달 초에 배포하려면 늦어도 지금은 찍어야 하는데 들어오는 주문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인건비, 원재료비는 뛰는데 수요는 급감하면서 성수기마저 사라진 달력 제작 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사·인쇄사 검색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에서 영업 중인 인쇄사는 1만9923개다. 인쇄문화산업 진흥법상 인쇄사는 인쇄를 업으로 하는 인적·물적 시설을 모두 포함한다.
인쇄업 사업체와 종사자 수는 2022년을 기점으로 대폭 감소했다.
국가데이터처의 출판산업 통계를 보면 2022년 인쇄업 사업체는 1만1718개, 종사자는 5만3340명이다. 이듬해 2023년 사업체(3343개)와 종사자(1만7370명)는 각각 전년 대비 71.47%, 67.4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은 4조6944억원에서 2조403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24년 기준 인쇄 사업체는 3381개, 종사자는 1만4703명, 전체 매출액은 2조1184억원이다.
인쇄산업 메카로 불렸던 서울 충무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충무로 인쇄골목에 위치한 인쇄·제품 제작 업소의 지난 8월 월평균 매출액은 816만원으로 1년 전(1115만원)보다 26.81% 감소했다.
심씨는 "주 고객이 공공기관인데 예산이 없다고 달력을 아예 만들지 않더라"며 "우리는 10월부터 달력을 만들어 번 돈으로 1년을 살아서 걱정이 많다. 여기에 인건비, 종잇값까지 오르니까 타격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1991년 문을 연 문덕 카렌다의 김상만(72) 대표는 "예년에 비해 편안한 시기는 아니다"며 "대부분의 달력 업체가 주문이 80% 이상 감소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특히 경제가 어려워 기업이 달력 제작 부수를 줄이니까 올해 매출이 20% 넘게 떨어졌다. 업계 내에서 경쟁이 심하니까 원자잿값이나 인건비가 올라가도 기업체 납품 단가는 거의 변화가 없다"며 "빨리 경기가 풀려서 정상적인 단가를 받고 주문도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쇄 업계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적용 대상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수·위탁 거래에서 주요 원재료 및 에너지 비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면 그 변화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박용만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는 "인쇄업은 용지 가격이 제조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래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부담이 큰데 실제 입찰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제 살 깎아 먹기'가 돼버린다"며 "인쇄 업계가 원재룟값 상승을 납품 단가에 반영할 수 있게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 범위를 1000만원대 소액 계약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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