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영웅 무너뜨렸던 희귀병…이봉주, 고통 딛고 다시 뛰기까지

기사등록 2026/11/06 00:00:00

근육긴장이상증으로 허리 굽어 잠도 못 이뤄

대수술·4년 투병 딛고 마라톤 대회 참가…"요즘 5㎞ 달려"

[서울=뉴시스]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약 4년간 투병한 마라토너 이봉주가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던 당시 모습. (사진=EBS 유튜브 채널 '시대목격'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약 4년간 투병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극심한 고통을 딛고 다시 달리기까지의 과정이 공개됐다.

지난 2일 EBS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시대목격' 영상에는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할 만큼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삶의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봉주의 투병기가 담겼다.

이봉주의 아내 김씨에 따르면 이봉주의 이상 증세가 처음 나타난 시기는 2020년 1월 중순이었다. 당시 이봉주는 몸이 좋지 않고 미세한 떨림이 반복된다고 호소했다. 이봉주는 방송 촬영 중 과도하게 힘을 쓴 뒤부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복부 근육이 수축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증상이 심해지면서 허리가 점차 앞으로 굽어졌다.

부부는 대학병원과 한의원 등을 찾아다니며 치료에 매달렸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봉주는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해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고, 잠을 자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평생 건강에 대해서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생각해 왔다"며 "얘기를 안 해서 그렇지만 죽고 싶은 심정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봉주는 2021년 6월 약 6시간30분에 걸쳐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증상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아내 김씨는 남편의 투병 생활이 2023년 말까지 이어졌다며 약 4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김씨는 남편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도구로 마사지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특히 복부를 마사지해 주자 이봉주가 코를 골며 잠들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부부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봉주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나는 문제 없어'였다.

이봉주는 주위 사람들의 응원과 꾸준한 활동이 회복 과정에서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난 숨었으면 아마 이렇게 회복 못 했을 것 같다"며 "그래도 돌아다니고 했으니까 빨리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약 4년간 투병한 마라토너 이봉주가 건강을 회복한 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감동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사진=EBS 유튜브 채널 '시대목격'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봉주는 건강을 회복한 뒤 다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감동의 마라톤 대회'를 찾아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공개됐다.

과거 3㎞를 뛰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기를 떠올린 그는 다시 달릴 수 있게 된 기쁨을 드러냈다. 이봉주는 "요즘 대회장에 가면 5㎞를 뛰고 있다"며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많은 사람과 함께 달리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비슷한 증상을 겪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아프고 회복한 다음에 저와 증상이 비슷한 분들이 전화해서 어떻게 좋아졌는지 많이 물어보더라"며 "그런 분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과 2001년 보스턴 국제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한국 마라톤의 대표 선수다. 선수 생활 동안 마라톤 풀코스 41차례를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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