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일본이 장기 경기 침체와 고령화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80대 부모가 50대 자녀를 부양하는 '8050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공개된 영상에서 이창민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는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와 고령화가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본 경제가 사실상 성장을 멈춘 상태라며 30년 동안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버지가 초임에 22만엔을 받았는데 자기가 지금 23만엔을 받는 것"이라며 세대를 거쳐도 월급이 제자리걸음인 일본의 현실을 꼬집었다.
일본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주요 원인으로 급속한 고령화를 꼽았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80대 이상 인구는 약 1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선다. 고령인구 증가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령층 사이의 빈부격차도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연금 지급액이 인상되더라도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 없이 연금에 의존하는 고령층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교수는 80대 부모가 50대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는 '8050 문제'를 일본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로 꼽았다. 일본은 거품경제 붕괴 이후인 1993년부터 2004년까지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다. 당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은둔 생활을 시작한 청년들 가운데 일부는 40~50대가 된 지금까지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150만명을 넘으며 이 가운데 약 80만명이 40~60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분들이 직장도 없이 집에 있다 보니까 80대 엄마, 아버지 연금으로 생활한다"며 "80대 부모가 50대 자식을 부양해야 되는 8050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부모가 사망하거나 더 이상 자녀를 부양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 오랜 기간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자녀가 생계 수단을 잃으면서 생활고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부터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사를 배치하고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등 여러 대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방에서 나오지 않거나 상담을 거부하면서 접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역시 일본과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대해 "일본처럼 그대로 똑같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분들이 10년, 20년쯤 지나 중장년층이 되면 굉장히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1sung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