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8명, 내년도 지출안 만장일치 채택
관용차 구매 취소…사이버보안 예산은 확대
정부·야권, 재판관 지위와 헌재 주도권 놓고 충돌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폴란드 헌법재판소(헌재)가 수주간의 교착 끝에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새 재판관의 지위와 헌재를 이끌 권한을 둘러싼 갈등은 풀리지 않았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야권의 대립이 헌재 운영까지 흔들었다.
4일(현지 시간) 폴란드 라디오ZET 등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수입·지출안을 채택했다. 참석한 재판관 8명 모두 찬성했다. 국가예산에 헌재 운영비를 반영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하는 내용도 담았다.
폴란드 매체 브프로스트에 따르면 지출안 규모는 7745만 즈워티(271억원)다. 지난 6월 작성된 최초 초안보다 약 150만 즈워티(5억2500만원) 줄었다. 관용차 2대 구매를 취소해 60만 즈워티(2억1000만원)를 절감하고, 사이버보안 관련 지출은 늘렸다. 예산 배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마르친 지우르다 헌재 재판관은 "절약할 수 있는 곳에서는 절약해야 한다"며 예산을 아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예산안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시비엥치코프스키 소장이 지난 6월 마련한 초안을 대부분 유지하고, 일부 지출 항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회의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았다. 회의를 주재한 안나 코르빈피오트로프스카 재판관은 참석 인원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의 지위와 권한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다. 갈등의 중심에는 중도 성향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와 민족주의 성향 야당 법과정의당(PiS)이 있다. 법과정의당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집권했다.
투스크 정부 출범 이후 선출된 일부 재판관을 법과정의당과 가까운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과 기존 헌재 지도부가 인정하지 않으면서 대립이 이어졌다.
발데마르 주레크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도 기존 소장과 부소장의 면책특권 해제를 요청했다.
이번 의결은 헌재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진전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예산안 처리와 별개로 지도부 권한 다툼이 이어지면 헌재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도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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