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지원 줄이지 말라"…덴마크 학생 4만명 수업 거부

기사등록 2026/11/05 13:18:01

고등학생·대학생 단체 12곳, 의회까지 행진

부모 소득 따라 학생수당 축소…고등교육만 2만2000명 영향

학생들, 국방비 재원 위한 삭감 비판…정부는 옹호

[코펜하겐=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유럽 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날 코펜하겐에서 고등학생·대학생 단체 12곳이 시청 광장에서 의회까지 행진했다. 사진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의 의회 앞에서 학생들이 교육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모습. 2026.11.05.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덴마크 학생들이 정부의 학생수당 삭감 계획에 반발해 거리로 나왔다. 국방비를 늘리려고 청년들의 교육 지원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4일(현지 시간) 유럽 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날 코펜하겐에서 고등학생·대학생 단체 12곳이 시청 광장에서 의회까지 행진했다. 약 1만2000~1만3000명이 참가했다. 전국 57개교에서는 학생 약 4만명이 수업을 거부했다.

학생들은 '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앞세워 행진했다. "지원이 줄면 교육도 줄어든다", "청년을 속이지 말라"고 외쳤다.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덴마크 정부 예산안은 부모와 함께 사는 학생의 수당(SU)을 부모 소득에 따라 줄이는 내용이다. 부모의 연간 합산 소득이 71만77덴마크크로네(약 1억4315만원)를 넘으면 수당을 없앤다. 41만9589~71만77크로네(약 8459만~1억4315만원)이면 지급액을 줄인다.

[코펜하겐=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유럽 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날 코펜하겐에서 고등학생·대학생 단체 12곳이 시청 광장에서 의회까지 행진했다. 사진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의 의회 앞에서 학생들이 교육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모습. 2026.11.05.
고등교육부는 고등교육 과정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학생 가운데 약 1만4000명의 수당이 중단되고, 약 8000명은 지원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당초 교육 단계 전체에서 부모와 동거하는 학생 약 8만10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1970년 도입된 SU는 부모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교육받을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로 꼽힌다. 현재 부모와 함께 사는 대학생의 수당 기본액은 세전 월 1154크로네(약 23만3000원)다. 부모 소득에 따라 추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독립해 사는 대학생은 세전 월 7426크로네(약 149만7000원)를 받는다.

오스카 톤스베르 호프만 덴마크 고등학생협회 회장은 "교육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교육제도 중 하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농학 전공 학생 키런 힌드쇼(23)는 "좌파 정당이 참여한 정부가 복지와 청년 지원을 줄이면서 법인세 감면과 전쟁에 돈을 쓰는 데 분노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이 시위를 보고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펜하겐=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유럽 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날 코펜하겐에서 고등학생·대학생 단체 12곳이 시청 광장에서 의회까지 행진했다. 사진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의 의회 앞에서 학생들이 교육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모습. 2026.11.05.
정부는 졸업자 실업급여에 근로 요건도 도입하려 한다. 졸업 전 마지막 24개월 중 근로시간이 가장 많은 18개월을 기준으로 주당 평균 4시간 이상 일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일부 대상에는 예외를 둔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정당들은 삭감안을 옹호했다.

학생수당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피아 올센 디르 경제내무부 장관은 "우리 당이 제안한 정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연립정부에서 타협한 결정이며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소속 사회인민당의 당초 입장과 달라도 연정 합의를 따르겠다는 뜻이다.

마르틴 리데고르 산업부 장관 겸 사회자유당 대표도 "유쾌한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정적으로 책임 있는 정책"이라며 정부 재정을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였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9월부터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낡은 학교 시설 개선과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대학 정원 확대를 요구했다. 시위는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부실에 항의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유럽 다른 나라로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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