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포퓰리즘·민주주의 다룬 책 주목
언론과 정치권력 관계 다룬 서적도 관심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미국 유권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 중반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며 소위 '블루 쓰나미'가 미 전역에 번졌다.
민주당이 20년 만에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며 공화당이 장악했던 의회 구도가 뒤집혔다. 특히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와 캔자스에서 모두 민주당이 상원 의석을 가져가면 이변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패권을 쥔 미국의 정치 지형이 바뀌면서 향후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최근 국내에 출간된 미국 정치와 사회, 국가 전략을 다룬 책들에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학자 콜린 우다드의 '분열하는 미국'(글항아리)은 양극화된 미국 정치의 배경을 조명한다. 저자는 지역 문화를 사상, 관행, 제도, 역사 등을 반영해 재정의한다. 주(州)마다의 고유한 성격을 갖게된 배경을 이에 입각해 서술한다. 또 주 단위가 아닌 카운티(county) 단위로 더 깊이 파고든다.
미국을 9개의 주요 지역 문화권으로 나누고 지리에 기반한 문화적 차이를 설명한다. 총기 규제, 사회·보건 지출, 이민과 소속감, 낙태, 기후변화 등 국가 주요 사안에 향한 시선을 지역별 차이를 보여준다.
저자는 정당 중심 정치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에 따라 파악해야 한다고 짚는다. 구체적으로 똑같은 백인이나 흑인이어도 어느 지역에 속하느냐에 따라 이념적 차이를 갖는다는 것이다. 양극화를 단순히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으로만 이해하기보다 그 이면에 지역적·역사적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미 언론 워싱턴포스트(WP) 편집국장 출신 마틴 배런의 '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위즈덤하우스)는 정치권력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저자는 2017년 WP 사주이자 아마존 의장 제프 베이조스와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비밀 만찬 날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러시아의 관계를 담은 특종을 보도한 배경을 말한다. 이후 트럼프가 WP를 향해 거센 비판을 이어간다.
책은 2013~2021년까지 8년간 WP 편집국장이었던 저자의 회고록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언론을 어떻게 탄압하고, 권력을 행세했는지를 전하며 언론과 정치권력 충돌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을 "격동의 시기, 정치와 저널리즘의 생생한 현장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포착한,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조귀동의 '결정적 선거들'(북트리거)은 국가별 주요 선거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1933년 독일 총선부터 2024년 미국 대선까지 약 100년 간 전 세계에서 총 18번 치러진 선거를 조명하며 선거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유권자의 선거는 곧 정권의 심판이다. 선거를 소위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일컫는 이유기도 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집권 세력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거나 이번 미 중간선거처럼 유권자의 심판을 받기도 한다.
다만 저자는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 중 선거가 있지만, 이 제도만으로 민주주의가 보장받지 않는 역설에 주목한다. 즉 민주주의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셈이다.
책은 주요 선거를 시간순으로 나열보다 주제별로 엮어 선거가 민주주의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저자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사람들은 마치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는 것처럼 놀라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부 내용은 이미 우리가 목도했던 일"이라고 말한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센 아세모글루의 '자유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생각의힘)는 자유민주주의를 재정의한다. 가장 점차 심화되는 불평등에 계층 간 차이가 벌어지고 포퓰리즘이 팽배한 사회가 초래됐다.
저자는 1970년대 이후 탈산업화, 문화전쟁, 인공지능(AI) 대두 등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변화한 자유민주주의를 소개한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정치제도인 점을 강조하면서도 자유의 관용과 억압 등의 딜레마가 점차 사회에 대두하며 점차 힘을 잃어가는 제도였음을 진단한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의 부흥을 위해 저자는 '노동계층 자유주의'를 제안한다. 노동자 의견을 존중하고 이들을 정치의 중심으로 삼는 것이다. 그는 ""노동계층 자유주의를 많은 이들에게 공명할 수 있을 만큼 일군다면, 자유주의는 다시 번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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