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장모의 장례식에서는 사흘 내내 빈소를 지키며 각종 일을 도맡았던 남편이 정작 자신의 아버지 장례식에는 발인까지 함께하지 않은 아내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모님 장례 3일 다 지켰는데 저희 아버지 장례엔 와이프가 하루만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16년 차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재작년 장모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다고 했다. 부조금 정리부터 음식 주문까지 도맡았고, 처남이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동안 신발 정리까지 했다는 것이다. 당시 아내는 고맙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여름 A씨의 아버지가 부산에서 별세했을 때는 상황이 달랐다고 한다. 아내는 첫날 저녁 자녀들을 데리고 빈소에 왔다가 다음 날 점심 무렵 아이들 학원을 이유로 서울에 올라가겠다고 했다.
A씨가 발인까지 함께 있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내는 "회사에 그렇게 오래 못 뺀다", "당신은 형제들이 많지 않으냐"고 답했다. 결국 아내는 발인 날에도 빈소에 오지 않았다.
친척들이 며느리가 어디 갔느냐고 묻자 A씨는 아이가 아파서 올라갔다고 둘러댔다고 했다. 어머니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더 마음 아팠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이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내는 시어머니 생신 때마다 일이 있다며 참석하지 않았지만, 장인 기일은 빠짐없이 챙겼다는 것이다. 지난달 아버지의 49재를 언급했을 때도 아내는 "그런 걸 요즘 누가 하느냐"고 반응했다고 했다. 장모의 49재는 A씨가 비용을 부담해 치렀다고 덧붙였다.
며칠 전 A씨가 술을 마시고 아내에게 자신의 집안일에는 왜 소홀하냐고 묻자 아내는 "그걸 아직도 담아두고 있었느냐"며 "시집와서 16년 동안 시댁 일한 게 얼만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아내가 명절마다 시댁에서 고생한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지 않은 일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그냥 짜증도 나지 않고 아내 얼굴을 보면 그날 빈소만 생각난다"며 자녀들이 대학에 가면 자신도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아내의 행동을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발인 때까지 함께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부부 사이가 좋든 나쁘든 서로 부모님의 장례는 챙기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아내의 회사 휴가 문제를 의아해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어느 회사가 직계존속 조사에 휴가를 그렇게 오래 못 내게 하느냐"며 "일반적으로 부모상에는 경조사 휴가가 주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반면 아내가 그동안 시댁에서 겪은 일이 있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시집살이를 많이 당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보내드리는 길인 발인까지는 함께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서로에게 당연하게 여기는 친절과 배려가 한쪽에서만 이뤄지는 문제", "자녀들도 조부모의 장례를 통해 삶의 마지막을 배울 수 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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