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 분쟁 프리미엄에 주가 질주…추격 매수 '주의보'

기사등록 2026/11/05 10:01:35

호반 VS 조원태 회장 지분 경쟁에 4거래일 연속 상승

"경영권 분쟁 현실화 가능성 제한적…추격 매수 주의"

한진빌딩. (사진=한진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한진칼의 주가가 호반그룹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확보 경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양측의 지분 경쟁이 실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데다 호반그룹이 상당한 평가차익을 확보한 만큼 무분별한 추격 매수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의 주가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48.87%에 달한다. 특히 지난 2일에는 9% 가까이 상승한 데 이어 3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에 불이 붙고 있다.

호반그룹의 추가 지분 매입과 조 회장의 주식 취득 계획이 맞물리면서 지분 경쟁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 7월까지 한진칼 지분 20% 가량을 보유하고 있던 호반그룹은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기존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넘어섰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전날에는 한진칼의 최대주주가 호반건설 측으로 변경된다는 공시도 나왔다.

조 회장도 지분 확대에 나섰다. 조 회장은 다음 달 3일부터 370억5000만원을 들여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조 회장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약 0.48%포인트 상승한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도 20.57%에서 21.05%로 높아진다. 이 기간 호반건설이 추가 매입에 나서지 않는 다면 최대주주는 다시 조 회장 측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호반건설의 지분율은 현재 20.69%로 파악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분 경쟁이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실제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반 측이 지분 보유 목적을 여전히 단순 투자로 밝히고 있는 데다, 델타항공 등 조 회장 측 우호 지분까지 고려하면 양측의 지분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 측과 같은 방향이면, 호반이 산업은행 지분을 다 사도 지분 합은 역전되지 않는다"면서 "호반이 웃돈을 얹은 지분 매입보다 장내 매수에 머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한진칼의 지분 경쟁 프리미엄은 할인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단기 급등한 주가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도 "경영권 분쟁의 프리미엄은 인정하나, 단기 주가 급등은 부담"이라며 "지난 3일 종가 기준 한진칼의 시가 총액은 11조7000억원으로 순자산(NAV) 대비 250%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호반그룹이 이미 상당한 평가차익을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할 변수다.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호반 입장에서는 지분 투자에 따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행보가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더라도 호반은 최대주주 중 하나로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보여줬고 평가이익도 이미 1조5000억원 수준"이라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비치는 지금 상황이 호반에게 경제적 득이지 실은 아니다. 따라서 호반 입장에서는 이 국면을 서둘러 정리할 이유가 없고 그만큼 사실 관계보다 시장의 해석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시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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