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산업안전보건위, 현 정부 출범 후 첫 노사정 합의
기존 안전보건관리담당자 대신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추진
사업주 예방활동도 선임 인정…정부, 인건비·교육비 등 지원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앞으로 제조업 등 일부 업종의 상시근로자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전문 자격을 갖춘 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 선임이 의무화될 전망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5일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자의 활용을 위한 방안' 합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사노위에서 노사정이 함께 도출한 첫 성과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제조업 등 5개 업종의 상시근로자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보건관리담당자를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하지만 안전보건관리담당자는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소속 근로자도 맡을 수 있어, 형식적으로만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돼왔다.
이에 노사정은 기존 안전보건관리담당자 대신 전문성을 갖춘 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를 선임하는 데 합의했다. 전문성을 높여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예방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소규모 사업장의 인력과 재정 여건을 고려해 예외도 마련하기로 했다. 사업주나 안전보건관리담당자 등이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을 소속 직원 교육이나 위험성평가 등 안전보건활동에 사용하면 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를 선임한 것으로 인정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소규모 사업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인건비와 교육비,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주 등이 안전보건활동을 실제로 수행하는지 적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노사 역시 소규모 사업장이 자체적인 안전보건관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예방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노사정이 발표한 합의문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활동 인정 기준 등은 후속 제도 개선 과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경사노위 산업안전보건위는 지난 5월 출범 이후 소규모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방안, 위험성평가 정착, 산재예방 지원사업 개선 등을 논의해왔다.
노사정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노사 공동 지원사업과 위험성평가 정착, 산재예방 지원사업의 실효성 제고 등 나머지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간 뒤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현 정부 경사노위 첫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이번 합의가 소규모 사업장 산재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남은 의제도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대안을 노사정이 함께 마련해 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두용 산업안전보건위 위원장도 "이번 합의는 소규모 사업장의 현실을 반영해 안전보건관리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첫걸음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사업장 내에서 실질적인 안전보건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제도개선과 정부 지원, 노사의 참여가 현장에서 실제 예방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후속 논의에서도 실행가능 한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노사 역시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광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산재 사망사고가 집중되는 소규모 사업장은 그동안 안전보건관리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적 개선이 절실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의무가 확대됨으로써 안전보건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이 명확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인력과 재정 여건이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역량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따라야 한다"며 "향후 논의를 통해 노사 주도 사업 등 소규모 사업장 지원 확대 및 관련 정부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