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간선거서 상·하원 장악…트럼프 통상 정책 견제 가능성
관세 정책 변화 제한적…AI 인프라 투자도 급격히 위축되진 않을듯
데이터센터 규제·조선업 지원정책 변수…"美 의회와 접점 넓혀야"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지만 한국의 대미 수출과 투자가 당장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정책 권한과 거부권을 쥐고 있어 관세 정책이 곧바로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조선업 정책은 의회 영향력이 커질 수 있어 정부가 미국 의회를 상대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에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와 캔자스, 아이오와 등 7곳을 탈환하는 등 최소 54석을 확보해 다수당을 차지했다. 하원에서도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이 과반 이상인 240석을 확보해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의회 권력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의 대미 수출을 이끈 AI 인프라 투자 흐름이 당장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10월까지 대미 수출은 1767억달러로, 이 가운데 반도체가 510억달러로 1년 전보다 419% 늘었고 컴퓨터는 236억달러로 514% 증가했다.
AI 서버에 고성능 메모리와 저장장치가 들어가고,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대는 변압기와 전력 케이블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결과다. 미국 관세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도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확충에 힘입어 5월 이후 5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지만 중국과의 AI 경쟁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당장 반도체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구매 계획을 세운 상황에서 AI 투자를 멈추면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며 "우리 반도체 수출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등 데이터센터가 몰린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이기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사용에 따른 주민 부담과 환경 문제를 이유로 신규 인허가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주정부 차원의 규제가 강화되면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이 늦어지고, 이에 맞춰 수출을 늘려온 반도체·컴퓨터·전력기기 업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서 원장은 "텍사스 지역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AI 데이터 센터 규제 등은 강화될 수 있다"며 "환경에 대해 세밀한 조사가 있을 수 있고 규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구 교수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가 일부 지역에서 강화될 수 있지만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 변화는 대미 투자 사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 투자 심사 강화와 천연가스 발전을 둘러싼 정책 논쟁, 의회의 투자 감시 강화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서 원장은 "민주당이 화력발전소보다 재생에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대미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1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는 예산과 법안 통과가 관건이다.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되는 연방 예산을 놓고 사업 타당성과 고용 효과를 따지는 과정이 강화될 수 있고, 미국 내 생산과 고용, 기술 이전, 공급망 현지화 등의 조건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구 교수는 "민주당은 해외에서 군함을 건조하는 데 있어 반대하는 입장인 만큼 마스가 프로젝트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분야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미 의회를 상대로 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 원장은 "앞으로 우리 통상 정책의 무게추를 의회 쪽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조선업은 건조를 시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미국 내 생산 능력이 갖춰지기 전까지 한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의회 아웃리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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