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 부담된 건조대파 잔류농약 기준
식약처, 업계 요청에 국제기준 마련 주도
고기 성분 함유 라면도 중국 수출길 열려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우리나라가 제안한 건조대파의 농약 잔류허용기준 3종이 지난 9월 국제기준으로 채택되기까지는 라면업계의 요청에 적극 대응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강화되는 잔류농약 규제로 라면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식약처가 직접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국제기준 설정을 주도한 것이다.
5일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열린 11월 중점 정책 점검회의에서 건조대파의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국제기준으로 채택되기까지의 과정이 공개됐다.
문귀임 식약처 식품기준기획관은 "최근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 농식품뿐 아니라 가공식품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가 대폭 강화됐다"며 "이에 따라 라면 수프의 원료인 건조대파가 통관 과정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을 우려가 있어 국내 라면업계에서 규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건조대파에 적용할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국제적으로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수출 상대국에 해당 농약의 잔류허용기준이 없으면 불검출 수준의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어 국내 기준에 적합한 제품이라도 수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식약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잔류물질과가 직접 농약 잔류시험을 실시해 과학적인 근거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2024년 12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 농약잔류분과에 건조대파의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국제기준으로 제안했다.
그 결과 올해 9월 농약잔류분과 정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건조대파의 농약 잔류허용기준 3종이 국제기준으로 채택됐다.
문 기획관은 "국내에서 확보한 과학적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가 국제기준 마련을 주도한 사례"라며 "최종 기준은 내년 7월 코덱스 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기준이 마련되면 국내 라면업계가 수출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잔류농약 규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기획관은 "기준이 설정되지 않으면 불검출 기준이 적용돼 상대국의 엄격한 규제로 수출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식약처가 국제기준 마련을 추진하면서 수출의 불확실성을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2028년까지 건조대파에 사용되는 총 11종의 농약에 대한 코덱스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감과 포도 등 우리나라 주요 농산물에 대해서도 국제기준 마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내 라면업계의 또 다른 수출 애로사항을 해소한 사례도 소개됐다. 그동안 중국 수출에 제약이 있었던 고기 함유 라면의 수출 요건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한 것이다.
식약처는 중국 측과 식품안전 협력문서를 체결하고 고기가 포함된 라면의 수출 요건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수출이 제한됐던 제품의 중국 시장 진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오규섭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국장은 "이르면 이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 전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오유경 식약처장도 업계 간담회 당시 제기됐던 애로사항을 언급했다. 오 처장은 "지난번 업계와 간담회를 해보니 고기를 고기라 부르지 못하고 비슷한 첨가물을 사용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협의 결과에 대한 업계의 긍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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