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행안부에 일부 기능 서울 잔류 의견 전달
위기대응 및 검사·조사 이전시 '업무 비효율' 우려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정부가 내년 하반기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 기능의 서울 잔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시장 위기 대응과 금융회사 검사,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등 현장 대응이 중요한 업무의 경우 세종 이전으로 업무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행정안전부에 업무 특수성을 고려해 일부 기능을 서울에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시장분석과와 가상자산검사과, 자본시장조사총괄과, 자본시장조사과 등이 서울 잔류 필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내년 하반기 조기 이전 대상에 포함했다. 이전 대상 인원은 금융위 340명, FIU 80명 등 총 420명으로, 전체 정원이 모두 포함된 바 있다.
다만 행안부가 최근 금융위 등 이전 대상 기관을 상대로 서울에 존치할 필요가 있는 기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일부 부서의 이전 제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의 핵심 인프라와 주요 금융회사, 유관기관이 서울이 집중돼 있다는 점도 일부 잔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잇따른 해킹 사고처럼 금융시장 사고나 대규모 위기가 발생하면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의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만큼, 현장과 가까운 곳에 대응 조직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금융회사 검사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등 현장 밀착형 업무도 금융권과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 경우 업무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금융위에서는 자본시장조사총괄과, 자본시장조사과, 가상자산검사과 등 40여 명이 현장 검사·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금융위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함께 구성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경우 금융위 자본시장조사과 인원들이 배치돼 있는데 현재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내에 별도 사무실을 꾸린 상태다. 금융위 모든 기능이 예외 없이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합동대응단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사·조사 기능까지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현장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관련 업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금융감독원과 국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들도 금융위의 서울 잔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와 업무 특성을 고려해 일부 기능을 서울에 남길 경우, 다른 이전 대상 기관들도 유사한 논리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예외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이전 대상 기관들도 기관별 업무 특수성과 현장 접근성 등을 근거로 이전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수도권 잔류를 최소한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는 방침으로, 이달 말까지 관련 검토를 마치고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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