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00만 보장" 속여 화물차 사기 친 물류업자, 1심서 징역형

기사등록 2026/11/05 10:17:19 최종수정 2026/11/05 13:06:47

화물차 40대 담보 대출받고 소재 숨긴 혐의도

法 "일자리 구하는 피해자들 기망…죄질 불량"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용중 기자 = '월 순수익 800만원 보장'이라는 허위 광고로 구직자들을 유인해 고가의 화물차를 사게 하고 9억7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된 물류업체 실질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함께 범행한 것으로 파악된 같은 회사 부장은 누범기간 중 범행한 사실이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송한도 판사는 지난달 14일 사기·횡령·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물류업체 실질 대표 신모씨에게 사기·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같은 업체 부장 김모씨에게는 사기 혐의로 징역 2년을, 차량 판매업체 과장 박모씨에게는 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사기 범행으로 실형을 포함해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와 김씨는 2020년 초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 '월 순수익 800만원' '초보가능' '직영배차' 등의 문구를 내건 채용광고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송 판사는 이들이 광고를 보고 찾아온 구직자 5명에게 고정 노선이 있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것처럼 속여 화물차를 구매하게 하고, 업체가 알선한 운송사업자와 지입계약을 맺게 했다고 봤다. 지입계약은 개인 차량을 운송회사 명의로 등록해 영업하는 방식이다.

피해자 5명이 계약금과 차량 대금 명목으로 직·간접적으로 건넨 돈은 약 9억75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대출까지 받아 화물차를 샀으나 약속한 고정 노선을 안정적으로 배정받지 못했고, 막대한 할부금 채무를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업체로부터 단 한 차례도 운행 업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 판사는 업체가 애초 약속한 고정 노선과 물량을 제공할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업체가 택배사로부터 해당 노선을 배차받은 사실이 없고 독점 노선을 정할 권한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별로 군포~강릉 독점 노선, 제주도 왕복 고정 노선, 대기업 베이커리 납품 노선 등을 약속받았으나 실제로 이행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측은 원하는 노선을 주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피해자들이 운전 경력이 부족해 배차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송 판사는 광고에 '초보자도 가능', '화물차 경력이 없어도 운행가능'이라고 적혀 있던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량을 중고로 팔아 실제 손해는 매매 차액에 그친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송 판사는 기망으로 재물을 건네받은 시점에 사기죄가 성립하고, 이후 피해자들이 차량을 팔았더라도 편취액은 차량 대금 전체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씨와 박씨는 차량 판매 과정에서 피해자 한 명에게 지급된 1300만원 상당의 유류상품권을 임의로 현금화해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박씨가 이 상품권을 현금화해 신씨 배우자 명의 계좌로 송금했고, 신씨는 이 돈을 업체 광고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이와 별도로 2021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던 물류업체 2곳 소유 화물차 40대를 담보로 14억원 상당을 대출 받은 뒤 갚지 않고 차량 소재를 숨겨 대출업체의 근저당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이 중 24대는 피해가 회복됐으나 16대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판사는 "신씨와 김씨는 공모해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진실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해 금전을 편취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를 구하려는 피해자들에게 고정노선과 고수익을 제공할 것처럼 기망해 고가의 화물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씨와 김씨가 피해자 1명에게 합의금을 주고, 나머지 피해자들에게는 민사 판결로 확정된 금액을 지급해 합의한 점은 양형에 반영했다.

박씨에 대해서는 피해금액이 1300만원에 이르고 피해 회복 노력이 없었지만, 별다른 경제적 이익을 얻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