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제조AI 사업, 적정성 검토 없이 예산편성 논란

기사등록 2026/11/04 13:17:49 최종수정 2026/11/04 14:32:24

내년 예산에 제조 AI 사업 2350억 편성후 적정성 검토 추진

적정성 검토 결과에 따라 사업 규모 지원 내용 조정 우려↑

개별 사업에 대한 실효성 우려도 제기…산업부 "문제 없어"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8일 경북 구미시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AX 확산을 위한 AI·제조기업 밋업행사'에서 제조 AI 분야별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부 제공) 2026.10.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대규모 제조 인공지능(AI) 사업 예산을 편성하면서 법정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사업 범위, 비용 산정 등에 대한 검증은 예산 편성 이후로 미뤄졌다. 예타 면제 사업의 적정성 검토 결과를 예산에 반영하도록 한 국가재정법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7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자율제조 생태계 구축 사업'과 '국가제조데이터라이브러리 구축 사업' 예산으로 총 2350억원을 신규로 편성했다.

M.AX 자율제조 생태계 구축 사업에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총 1조855억원이 투입된다. 국가제조데이터라이브러리 구축 사업은 2031년까지 5년간 총 8514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문제는 두 사업 모두 올해 8월25일 국무회의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은 뒤 진행했어야할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예산안 편성 시점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정처는 M.AX 자율제조 생태계 구축 사업에 대한 적정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국가재정법 제 38조5항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재정법은 예타 면제 사업에 대해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중장기 재정 소요와 재원 조달 방안, 비용과 편익 등을 살펴 그 결과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정처는 이 같은 절차가 이행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적정성 검토 결과에 따라 사업 대상과 지원 범위, 단가, 총사업비 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내년 사업 규모와 지원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예산을 먼저 편성한 뒤 적정성 검토를 진행하는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제조 AI 사업이 예타를 면제할 정도로 시급한 만큼 예산을 우선 편성하고,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친 뒤 내년부터 예산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예산을 먼저 편성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사업적정성 검토를 먼저 시행할 경우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못해 예산 집행을 내후년으로 미룰 수도 있는 만큼 시급성에 따라 선후를 바꿔 진행하는 사업이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예타를 면제받았고 급하니까 예산을 먼저 반영하고 적정성 검토가 끝나고 사업비를 집행한다고 보면된다"며 "예산은 일을 하기 위해 도전적으로 세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별 사업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공급망특화형 제조 AI 솔루션 실증·확산 사업은 개별 AI 솔루션의 성능뿐 아니라 협력 기업의 AX 성과가 공급망 전체의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제조 AX 설비구축 지원 사업은 지원 대상 품목에 제조 AX 이외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장비와 인프라가 일부 포함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원 장비의 활용 목적과 기존 설비와의 연계성, 사업 종료 이후 실제 활용 실적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제조데이터라이브러리 사업은 데이터 레퍼런스맵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구체적인 데이터 공백과 수집 필요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정처는 레퍼런스맵을 조속히 완성해 신규 확보가 필요한 데이터의 종류와 규모,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 제조 데이터 플랫폼과의 연계도 과제로 꼽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제조 AI 24 플랫폼과 산업부가 구축하려는 국가제조데이터라이브러리 사이에 데이터 공유와 활용 체계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가 분산되고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데이터라이브러리 구축 내역을 통해 별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중복될 수 있는 만큼 공동 활용 가능성과 별도 구축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협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냈다.

예정처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산업부는 내년도 예산 집행 전까지 예정처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조 AI 사업 세부 기획을 수립·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정처의 개별 사업에 대한 보완 필요성 의견은 예산이 확정되고 사업을 진행할 때 잘 관리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이라며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고 과제 내역 사업에 있어서 예정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GPU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의 경우 과기부와 함께 사업을 하는 부분"이라며 "과기부와 협력해서 데이터라이브러리 구축이 잘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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