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당연, 몇 점 차로 이기느냐가 고민"
"핵심은 통제"…영하 35도 혹한 테스트도 통과
[말라가=뉴시스]남주현 기자 = "스포츠카와 데일리 패밀리카 사이에서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도록 두 영역을 하나로 합치고 싶었습니다."
메르세데스-AMG의 첫 순수 전기 고성능 모델인 'AMG GT 4-도어 쿠페' 개발을 총괄한 페터 치슈카 AMG GT 4-도어 쿠페 프로젝트 개발 팀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미하스에서 열린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레이싱카의 스포티함을 뿌리에 두고, 일반 도로에서도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차 전체를 세밀하게 조율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느낀 중압감을 묻는 질문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신중함이 묻어나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가 1등을 할 것은 분명하며 문제는 몇 점 차로 이기느냐"라며 "진짜 걱정은 우리 목표치가 고객의 기대보다 낮게 잡혀 있지 않은가였다"고 털어놨다.
기존 메르세데스-벤츠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인 EQ 시리즈와의 차이점을 묻자 그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며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긴 충전 시간, 반복 주행 시 발생하는 출력 저하, 운전 감성 부족 등 기존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지적받아 온 단점들을 하나씩 완벽히 지워나가는 것이 이번 개발의 핵심 목표였다.
치슈카 팀장은 "AMG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사운드"라며 "특히 사운드를 구현하는 작업이 정말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AMG가 정의하는 '성능'은 단순한 가속력 이상의 가치라고 단언했다.
치슈카 팀장은 "빠른 것보다 운전자가 차량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반복되는 급제동에도 브레이크가 지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센터콘솔에 배치된 3개의 다이얼 역시 운전자가 코너링 성향과 가속 응답성을 직관적이고 미세하게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다.
이러한 압도적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터리 셀 설계 단계부터 AMG가 직접 주도했다.
치슈카 팀장은 "배터리 셀의 화학 조성과 구조 설계는 AMG가 자체 개발했으며, 공급사는 우리의 엄격한 사양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혹한과 극한의 트랙 환경을 견뎌내는 내구성 검증도 마쳤다. 스웨덴에서도 가장 추운 지역의 영하 30도 이하 환경에서 실차 테스트를 거쳤고, 차를 냉동고에 넣었다 꺼내 충전하는 시험도 진행했다.
실제로 동일한 전동화 구조를 담은 '콘셉트 AMG GT XX'는 이탈리아 나르도 서킷에서 7일 13시간 동안 4만㎞ 이상을 달리며 총 25개의 장거리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고성능 스포츠카 특유의 낮게 깔린 비율과 4도어 패밀리카의 실내 공간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한 엔지니어링적 고민도 전했다.
그는 "차체가 지면에 붙어야 좋기 때문에 일부러 낮게 설계했다"며 "동시에 탑승객을 위한 실내 공간까지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셀을 더 얇게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치슈카 팀장은 한국 시장 출시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아꼈으나,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공식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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