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이드에 '테러 옹호자' 낙인…이민자·소수자 공격
트럼프 후계자로 거론되지만 차기 대선 출마는 미지수
이 같은 행보는 2028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밴스 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이 중간선거 유세에서 개인을 겨냥한 공격과 선동적인 발언을 반복하며 접전 지역 공화당 후보들의 반이민·반이슬람 메시지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달 중순 미시간주 타운홀 행사에서 한 젊은 여성으로부터 이민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여성은 처음 투표권을 행사해 밴스 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히며, 그가 약속했던 문제들을 왜 이민자 탓으로 돌리느냐고 따졌다.
밴스 부통령은 이민자를 비인간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자신의 발언이 미흡했다면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며칠 뒤 연설 도중 한 야유자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라"고 외치자 아무런 증거 없이 그를 불법 이민자라고 주장했다.
지난주 미시간주 집회에서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압둘 엘-사이드를 겨냥해 프랑스에서 벌어진 소요 사태와 유사한 봉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엘-사이드 후보에게 미국의 역사와 조국에 애착이 없다고 비난하고, 그를 '테러리즘 옹호자'라고 묘사했다. 엘-사이드 후보가 이집트 이중국적을 보유했다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엘-사이드 후보 측은 과거 관련 기재가 잘못된 정보에 따른 오류라고 해명했다
텍사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에 대해서는 트랜스젠더 아동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상한 집착'이라고 비난하며 아동에 대한 부적절한 관심을 암시했다. 플로리다주의 흑인 민주당 후보는 사회주의적 견해를 이유로 미국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민자와 다문화주의를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타운홀 행사에서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아내 우샤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병원에서 여러 언어의 통역사가 필요한 상황을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이 강경한 발언만 내놓은 것은 아니다. 감세와 의료비 절감 등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홍보하면서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들의 불만을 인정하기도 했다. 휘발유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에는 "저도 그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NYT는 역사적으로 부통령이 선거철에 대통령을 대신해 공격수 역할을 맡아왔지만, 밴스 부통령은 공격과 모욕을 주요 정치적 수단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유세는 2028년 대선 주자로서 밴스 부통령의 경쟁력을 시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조지워싱턴대의 정치사학자 매튜 달렉은 "밴스 부통령이 방문 지역에서 자신의 신뢰도를 걸고 정치적 영향력을 시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을 후보로서 더 넓은 정치적 영역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지지층에 보여주려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밴스 부통령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데 신중하다. 최근 차기 대선에서 밴스 부통령을 지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재능 있는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너무 이르다. 중간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밴스 부통령 역시 2028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CBS뉴스 타운홀 행사에서 202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치타주립대의 정치학 교수 알렉산드라 미들우드는 "이번 유세가 밴스 부통령에게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 시험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공격적인 정치 스타일을 인정하며 "내가 조금 호전적인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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