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탈' 한학자 보석취소 심문…法 "외출 가능 해석, 당황스럽다"(종합)

기사등록 2026/11/02 19:10:28 최종수정 2026/11/02 19:24:25

한학자 측 외출 인정에…法, 보석취소 심문 진행

한학자 측 "천정궁서 쉬다 복귀…조건 위반 아냐"

재판부 "외출 가능 해석에 우리가 더 당황스러워"

특검 "반복적 외출은 조건 위반"…23일 결심공판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건강상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주거지로 지정된 병원을 이탈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법원이 2일 보석 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보석 취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관련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2026.11.02.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건강상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주거지로 지정된 병원을 이탈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법원이 2일 보석 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보석 취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김무신·이우희·유동균)는 2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한 총재의 보석 조건 위반 여부에 관한 심문을 진행했다.

앞서 이날 한 언론은 한 총재가 보석 기간 서울아산병원을 벗어나 경기 가평의 통일교 궁전을 오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재판부는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한 것은 없지만 변호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외출을 했다는 건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바로 보석 취소 심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재 측은 주치의의 허락을 받아 경기 가평 천정궁에 외출했으며 병원 밖에서 외박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일반인처럼 외출하면 기자들이나 사람들이 몰려들어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사실상 외출할 수 있는 곳은 천정궁밖에 없었고, 실내에서 낮 시간 동안 휴식하고 돌아오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또 "주거 제한은 명확하게 인식했지만 외출 제한까지 되는 것으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일반적인 보석 결정에 비춰봤을 때 외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처음 외출한 시점은 보석 결정 다음 날로 알고 있다고 했으나, 정확한 외출 횟수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외출을 마음대로 법원 허가도 없이 잠은 아산병원에서 자고, 외출은 마음대로 아무 데나 간다는 취지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보석 심문 과정에서 가능하면 주거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구속집행정지보다 낫지 않은 수준(완화하지 않은 수준)으로 보석을 결정했다"며 "(장소를) 주거지로 해달라고 의견을 내셨는데 거기에 대한 답변을 결정문으로 드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했던 보석 장소인 주거지로의 외출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고 하니 재판부에선 그게 더 당황스럽다"며 "구속집행정지보다 낫지 않은 수준으로 보석 조건을 정했는데 그렇게 해석하는 게 합당한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한 총재가 주기적·반복적으로 천정궁을 오갔다면 보석 조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팀은 천정궁이 통일교 본부라는 점을 지적하며 "증인으로 출석했거나 출석 예정인 사람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총재는 보석 취소 심문을 마칠 무렵 재판부가 발언 기회를 주자 마스크를 벗고 직접 선처를 호소했다.

한 총재는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고 도움을 받지 않으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며 "선처해주신다면 평생을 살았던 주거공간에서 치료받으며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뒤 보석 취소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에는 오는 3일 오후 2시까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재판을 한 차례 더 속행한 뒤 23일 오후 3시30분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특검팀의 최종의견 진술 및 구형, 피고인 측 최후변론과 최후진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선고기일은 결심공판에서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건강상 이유로 보석을 허가받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주거지로 지정된 병원을 이탈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법원이 2일 보석 취소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보석 취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관련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2026.11.02. xconfind@newsis.com

재판부는 이날 공판 초반 서울아산병원에 한 총재의 진료 경과와 병원 이탈 여부를 통보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신청 등 문건을 병원에 보냈는데 수취인 부재로 송달이 안 됐다"며 "주거 제한 조치와 관련해 보석 조건을 준수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이 "그렇다. 병원 행정상 문제인지 알아보고 조치하겠다"고 답하자, 재판부는 한 총재에게 직접 "보석 조건을 잘 알고 있느냐. 잘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병원복 위에 검은색 재킷을 걸치고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출석한 한 총재는 마스크를 벗고 "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한 총재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하면서 거주지를 치료받고 있는 병원으로 제한하고, 보석보증금 2억원 납입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의료인과 변호인, 거동 보조인 등 제한된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과의 접촉도 금지했다.

보석 조건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석이 취소될 수 있다.

다만 통일교 측은 한 총재가 병원을 떠나 외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보석 조건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통일교 측은 "보석은 기본적으로 석방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피고인이 주거에 거주하면서 외출하는 것은 주거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고 보석 조건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네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전달하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지난 8월 1심은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징역 1년 등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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