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쇼크'에 벌벌 떨었는데…코스피 선방한 이유는

기사등록 2026/11/02 16:47:32 최종수정 2026/11/02 17:26:24

퇴직연금·자사주 매수세 유입…'악재 선반영' 평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피는 128.34포인트(2.24%) 오른 5859.08에, 코스닥지수는 9.98포인트(1.38%) 오른 734.36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마감시간 기준 9.5원 오른 1343.8원을 기록했다. 2026.11.0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대장주 중 하나인 인텔이 30% 가까이 폭락하며 국내 증시에도 '블랙 먼데이' 공포가 엄습했으나, 코스피는 우려와 달리 3% 안팎의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2일 MBC '뉴스외전 - 경제쏙'에 출연한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이번 코스피 선방의 배경으로 수급 요인과 악재의 선반영 효과를 꼽았다.

정철진 평론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수 반등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 자금을 활용한 개인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저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고,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자사주 매입 물량 등 기타법인 수급이 더해지며 하방 압력을 흡수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외적 요인으로는 악재 선반영이 주효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야간 선물 급락 당시 국내 증시가 이미 큰 폭으로 하락 조정을 받으면서 인텔의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 부진 등 관련 악재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정 평론가는 외국인 수급의 경우 장기 평균 비중(33~35%)에 도달할 때까지는 기계적인 리밸런싱 성격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추세적 순매수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의 52년 만의 최대 낙폭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 전반의 수익성 논란을 재점화했다. 정 평론가는 인텔이 PC 시장 부진의 주원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을 지목한 점에 주목했다.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촉발된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이 완제품 시장과 투자 수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빅테크 간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자체에서 견조한 성장을 거두고 있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와 달리, GPU 임대 위주의 네오 클라우드(Neo-Cloud) 기업들은 막대한 설비투자(CAPEX) 대비 유료 고객 확보 속도가 더뎌 재무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정 평론가는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기업들이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입증해야만 AI 버블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중동 긴장 완화에 따른 국제유가 안정세와 미국 중간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은 시장의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재료로 평가됐다. 국내 실물 경제 지표 역시 호조를 이어갔다. 10월 수출액은 1,15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100억 달러를 돌파, 연간 누적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유력해졌다.

다만 정 평론가는 수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이 반도체에 편중돼 있어 철강, 화학 등 전통 제조업 및 내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9월(603억 달러) 대비 10월 반도체 수출액이 소폭 감소한 만큼, '메모리 정점론(피크아웃)' 논란 속에서 11월 수출 추이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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