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대금 하루 일찍 찾아 유동성 개선 반색…"IT 강국서 왜 2028년인가" 지적도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자본시장 유관기관은 1974년 도입된 현행 ‘T+2일’ 결제 시스템을 2028년을 목표로 ‘T+1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가 이미 T+1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한국 자본시장도 반세기 만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추는 개편에 착수한 것이다.
◆"월요일에 팔면 화요일 인출"…자금 유동성·이자 부담 완화 기대
개인투자자들은 매도 대금의 회수 기간이 단축된다는 점을 가장 크게 반기고 있다. 기존에는 월요일에 주식을 매도하면 수요일에야 계좌에서 출금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었지만, 제도가 개편되면 화요일에 바로 현금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결제일 이전에 매도 대금을 찾기 위해 증권사에 연 7~10%대의 높은 금리를 물고 이용하던 ‘매도대금 담보대출’ 이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업계 또한 제도 도입에 앞서 해당 대출 금리를 5%대로 우선 인하하기로 하면서 실질적인 이자 완화 혜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 커뮤니티의 한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팔아도 돈이 묶여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고금리 대출을 써야 했는데, 하루라도 일찍 손에 쥘 수 있게 된 점은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코인은 실시간인데 왜 2028년?"…늑장 도입 불만도
반면 제도 적용 목표 시점인 '2028년'을 두고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산망과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IT 강국에서 결제 주기를 하루 줄이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이나 간편결제 서비스가 이미 실시간(T+0) 입출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관과 외국인의 편의를 봐주느라 개편 일정이 지나치게 늦춰졌다", "선진국은 이미 전환했는데 2028년은 너무 늦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미수거래 반대매매 빨라져 계좌 관리 주의…외국인 이탈 우려도 과제
제도 단축에 따른 현실적 경계감도 존재한다. 매수 대금 납부일이 하루 앞당겨지면, 미수거래를 활용하는 투자자의 반대매매 기한 역시 기존 T+3일에서 T+2일로 하루 단축된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 투자자나 단기 매매자의 경우 결제 대금을 채워 넣지 못해 발생하는 강제 청산 위험에 더 유의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가능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시차와 외환(FX) 거래 마감 시간 등의 제약으로 일부 글로벌 기관들이 준비 부족 시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제주기 단축은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미결제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전산 개발과 외국인 투자자 적응 지원 등 제도 도입 과정에서 시장 불안 요인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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