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복지에 5년간 52조 더 든다…예정처 "정부 계획 과소"

기사등록 2026/11/02 14:45:45 최종수정 2026/11/02 15:02:24

예정처 "복지 의무지출 너무 적게 잡아 재정 운영 부담"

아동수당 옮겨 담은 미래대응기금, 2029년부터 재원 '0'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반드시 써야하는 복지 지출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정부 계획보다 52조원 더 들 것이라는 국회예산정책저 전망이 나왔다. 예정처는 정부보다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보면서도, 복지 지출 역시 정부 계획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아동수당 등이 편성된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은 2029년부터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매년 계속 지급해야하는 사업의 돈줄이 끊기면 결국 일반 회계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6~2030년 NABO 중기재정전망'에 따르면 2026~2030년 복지 분야 의무지출은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 규모보다 51조9000억원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의무지출은 법률 등에 따라 지출 의무가 발생하고 지출 규모가 결정되는 경비다. 예산을 짤 때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과 달리 줄이기 어렵다. 따라서 필요한 돈을 적게 잡아두면 나중에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된다.

예정처는 복지 의무지출이 올해 199조9000억원에서 2030년 273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8.2%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부 계획(연평균 증가율은 6.9%)보다 빠르다. 정부 계획의 격차는 올해 3조4000억원에서 2030년 17조1000억원으로 벌어진다.

분야별로는 공적연금이 5년간 정부 계획보다 22조7000억원 더 들고, 사회보험 15조3000억원, 공공부조 12조2000억원, 기타 복지 의무지출 1조700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차이가 큰건 국민연금(21조원)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지출이 연평균 7.9% 늘 것으로 계획했지만, 예정처는 올해 지급 추이와 가입 이력을 바탕으로 연금 받는 사람을 다시 계산해 연평균 10.1% 늘 것으로 봤다.

고용보험도 정부계획보다  9조6000억원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아 육아휴직급여가 빠르게 집행된 것을 반영했다.

[세종=뉴시스] 국회예산정책처의 복지분야별 의무지출 전망과 정부 계획 차이. (자료 = 예정처 자료 캡쳐) 2026.11.02.  *재판매 및 DB 금지

아동수당도 5년간 정부계획보다 1조1000억원이 더 늘것으로 추산됐다. 예정처는 최근 출생아 증가 추이를 반영해 수급 아동 수를 추정하면서 정부보다 지출 규모를 크게 산출했다.

아동기본수당 확대 개편을 반영한 아동수당 지출은 올해 2조6000억원에서 2030년 5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계획한 2030년 지출은 5조4000억원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에 있던 아동수당(2조9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이관해 편성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세금이 평소 수준보다 더 걷혔을 때 모아 쓰는 기금이다. 평소 수준(추세치)은 2년 전 내국세 실적에 과거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반영해 정한다. 그런데 예정처는 2029년 이후에는 이 추가세수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정처는 별도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에서도 미래대응기금에 아동수당과 같은 의무지출 성격의 급여뿐 아니라 청년미래적금 등 여러 해에 걸쳐 지급 부담이 이어지는 사업이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추가세수가 줄면 이들 사업이 일반회계로 다시 이관하거나, 기금을 유지하려고 일반회계 전입금에 의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정처가 세입을 정부보다 적게 전망한 것도 아니다. 정부의 올해 세수 재추계를 반영해 비교하면 예정처의 5년간 총수입 전망은 정부보다 90조5000억원 많았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이 77조1000억원 많았다.

정부는 추가세수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에 쌓아 성장동력 확보 등에 쓰는 한편,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규모가 큰 의무지출 제도를 손봐 지출 증가세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예정처는 후반기로 갈수록 재정수지 개선 효과가 약해질 것으로 봤다. 국세수입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의무지출과 재량지출이 계속 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2028년 24조5000억원 흑자에서 2029년 10조5000억원 적자로 전환하고, 2030년에는 적자가 23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예정처는 "상대적으로 복지 분야 의무지출을 과소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예상하고 있는 국세수입 증가를 전제로 하는 지출 확대 계획이 재정위험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11.0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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