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S·아마존, 키옥시아에 높은 가격 약속하고 장기계약
WSJ 분석, 아이폰 256GB 추가 탑재비 15달러서 66달러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 시간)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추산을 인용해 애플의 올해 플래시 메모리 구매비용이 250억달러로 지난해 60억달러의 4배를 웃돌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음악·앱 등을 저장하는 반도체인 플래시 메모리의 구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추산이다.
구매 규모에서도 판도가 달라졌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2년 전 애플의 플래시 구매량은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구글을 합친 것의 거의 두 배였다. 지금은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의 구매 비중이 애플의 두 배에 이른다.
WSJ은 메타와 MS, 아마존이 올해 일본 메모리업체 키옥시아와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 계약은 향후 시장 상황이 나빠지더라도 키옥시아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키옥시아는 논평을 거부했다.
WSJ은 공급업체들이 달라진 협상 구도를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키옥시아 영업 담당 임원 스콧 넬슨은 애플과의 거래에서 늘 불리한 대우를 받는다는 불만에 과거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자신의 낡은 아이팟을 소총으로 쏜 적이 있다. 넬슨은 지금도 그 파편을 책상 위에 보관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이 성장하면서 한때 세계 플래시 공급량의 5분의 1 이상을 사들이는 최대 구매자가 됐다. 반도체 제조는 고정비가 커 공장 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공급업체들은 애플의 대량 주문을 확보하기 위해 낮은 가격 요구를 받아들였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플래시를 주문한 뒤 시장 가격이 떨어지면 제품 인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공급업체들은 애플 전용 제품을 포함한 재고를 떠안았고, 이런 대치는 애플에 공급하는 가격을 추가로 낮추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저렴하게 사들인 플래시 메모리는 애플이 저장용량을 늘린 제품을 팔면서 높은 이익을 얻는 기반이 됐다. WSJ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각 제품 출시부터 지난해까지 추가 저장공간 판매대금 1달러당 평균 80센트가 넘는 매출총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플래시값 상승으로 추가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도 뛰었다. 지난해 아이폰17 프로의 저장용량을 기본 256GB에서 512GB로 늘릴 때 소비자가 내는 추가요금은 200달러였고, 애플의 추가 플래시 비용은 15달러로 추산됐다. 올해 아이폰18 프로에서도 추가요금은 200달러지만, 해당 비용은 66달러로 올라 두 금액의 차이는 185달러에서 134달러로 줄었다.
WSJ은 애플이 최근 수개월간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을 올렸으며, 아이폰 가격은 평균 13% 상승했다고 전했다. 통상 신제품 출시 후 가격을 낮추던 구형 모델도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WSJ은 소비자들이 오른 가격을 감수하고 평소처럼 아이폰을 교체할지, 기존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공급업체들에는 애플이 과거의 가격 협상력을 되찾을지, 되찾는다면 언제일지가 남은 질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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