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초연부터 세 시즌 연속 출연 유일
"코미디는 내게 훈장 같은 느낌 이자 무기"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제가 우리나라에서 장인입니다."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성화는 2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 체력이 닿는 한 해보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내비쳤다.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빠 다니엘이 아이들 곁에 머물기 위해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22년 국내 초연, 지난해 재연에 이어 오는 12월 3일 세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다. 국내 공연에서 다니엘이자 미세스 다웃파이어 역으로 세 시즌에 모두 참여하는 건 정성화가 유일하다.
정성화가 이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된 데는 초연 당시부터 제작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국내 제작진의 각색을 반영할 수 있는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초연 때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새로 만드는 것과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준비했다"며 "정이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다니엘과 다웃파이어를 오가는 배우의 연기와 퀵체인지다. 배우는 공연 중 20여 차례에 걸쳐 의상과 분장을 바꾸는데, 약 8초 만에 변신을 마친다.
한 번의 공연에서 쉴 새 없이 의상을 갈아입고 춤과 노래까지 소화해야 하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도 크다.
정성화는 "정말 힘든 작품이지만 관객들이 웃으면 괜찮다"며 "관객들이 '빵빵' 터지고,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면 아드레날린이 솟아나는 느낌"이라며 미소 지었다.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는 캐릭터를 더욱 세밀하게 다듬고 있다. 특히 아내 미란다가 남편 다니엘의 변장을 알아채지 못하는 설정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성화는 "아내가 자기 남편인데도 속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연기하는 것이 목표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그 부분을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초연 때는 배우 윤여정과 고(故) 김수미를 참고했다. 그는 "처음에는 두 분의 목소리를 흉내 내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할머니들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정감 있게 다가가는지를 더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미디언 출신인 정성화에게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재연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함께 다니엘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에 대해 "정민이 형 특유의 코미디 감각이 있다"면서 "저는 코미디를 하지 않았나. 틴틴파이브 시절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된다. 비트박스와 춤, 성대모사 같은 부분을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는 연기가 단순히 관객을 웃기는 것만은 아니다.
정성화는 "공연 내내 웃길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캐릭터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코미디도 진지함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코미디도 제대로 살지 않는다는 게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정성화는 뮤지컬 '영웅', '레미제라블' 등에서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정상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박수를 들어야 하루를 잘 산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이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무대가 가장 무섭기도 하지만 잘 해냈을 때의 보람 때문에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영역을 넓혀왔지만, 코미디는 여전히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다.
그는 "코미디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훈장 같은 느낌이다. 제가 가진 가장 좋은 무기이기도 하다"며 눈빛을 빛냈다.
후배 코미디언들의 뮤지컬 진출도 반가워했다. 뮤지컬 '겨울왕국'에 올라프 역으로 출연 중인 코미디언 이창호에게도 "정말 잘됐으면 좋겠고,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미디언 출신 배우가 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남겼다.
정성화는 "사람들이 익히 봤던 코미디를 그대로 보여주면 안 된다. 코미디도 극적이어야 하고, 노래도 극적이어야 한다. 많은 연습을 통해 '저런 면이 있었어?'하는 반응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정성화 역시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대형 뮤지컬들이 잇따라 개막하는 연말인 만큼 부담도 크지만, 관객에게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이다.
"뮤지컬 대작들이 모여 있는 시기에 공연하다 보니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죠. 코미디인데도 진지하게 연습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더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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