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린 1억200만달러로 최대 기부…현직 CEO 최소 12명도 동참
주 선거 전체 투입액은 6억1200만달러…부유세 찬성 후보 경선자금도 포함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선거자금 자료와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 등을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에 현재 또는 과거 연고를 둔 억만장자 최소 30명이 부유세 저지 단체들에 이 같은 금액을 냈다고 보도했다. 기부금 집계 기준일은 26일이다.
이들이 반대하는 것은 다음달 3일 주민투표에 부쳐지는 주민발의안 40호다. 캘리포니아주 공식 유권자 안내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주 거주자 가운데 과세 대상 자산이 10억달러를 넘는 이들에게 최대 5%의 세금을 한 차례 부과하는 내용이다. 부동산과 일부 연금·퇴직계좌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며, 세수의 90%는 보건의료에 사용한다.
폴리티코가 집계한 캘리포니아 연고 억만장자들의 올해 주 선거 전체 투입액은 70명이 넘는 인사가 낸 6억1200만달러(약 8200억원)다. 부유세 저지 단체로 향한 돈이 절반에 가깝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주로 부유세 찬성자인 톰 스타이어가 자신의 주지사 선거운동에 댄 자금이었다. 스타이어는 예비선거에서 탈락했다.
폴리티코는 과거 억만장자들의 주 선거 투입액이 올해에 가장 근접했던 해로 2010년을 꼽았다. 당시 금액은 1억4700만달러로, 올해 전체 투입액은 그때의 4배를 넘는다. 2010년에는 이베이 전 최고경영자(CEO) 멕 휘트먼이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출마하며 댄 개인 자금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부유세 반대 진영의 최대 기부자는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다. 브린은 반대 운동의 중심인 정치단체 '빌딩 어 베터 캘리포니아'에 1억200만달러를 냈다. 벤처투자자 존 도어는 반대 운동에 4000만달러, 암호화폐 업체 리플의 크리스 라슨은 1750만달러를 기부했다.
캘리포니아 정치자금 기부 기록이 없던 인사들도 가세했다. 클라우드 데이터 기업 스노플레이크의 프랭크 슬루트먼 이사회 의장은 반대 단체에 500만달러를 냈다. 그는 부유세가 사유재산권과 주 경제의 활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내게 이것은 정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유세를 추진한 전미서비스노조 서부의료노동자조합(SEIU-UHW)은 연방정부의 보건의료 예산 삭감을 메우려면 추가 세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억만장자들이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우리를 위축시키거나 물러서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빌딩 어 베터 캘리포니아는 부유세가 주정부의 세입 기반과 예산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재정을 보강하려는 보건의료 분야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부자들이 캘리포니아에서 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창출한 인사들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부유세에 반대하는 억만장자들 사이에서도 거주지를 옮길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브린은 네바다주로 유권자 등록을 옮겼지만, 방산기술기업 안두릴 창업자 팔머 러키는 캘리포니아에 남아 부유세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반대 운동에 기부하지 않은 러키는 일부 억만장자 친구들이 연대 차원에서 주를 떠나야 한다고 자신에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빌딩 어 베터 캘리포니아는 이번 선거 이후에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며, 부유세 외에 주택과 환경 관련 주민투표에도 관여하고 있다. 주택·환경 관련 별도 주민투표 운동에 참여하는 민주당 전략가 스티븐 마빌리오는 기술업계가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려 한다며 장기적인 활동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주당 정치 컨설턴트 짐 로스는 이들이 과세에 반대한다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액 기부자들의 연대를 어떻게 유지하고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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