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150일 소요 절차 획기적 단축…주주총회·이사회 결합심사·사전통지 생략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금산법(금융기관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및 예보법(예금자보호법) 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부실 금융회사의 급격한 뱅크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정리제도를 정비해 왔다. 반면 한국은 사전 위기 대응과 유동성 지원 체계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해 와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행 금산법상 정리제도는 적기시정조치 불이행 이후에야 절차가 진행되고, 이해관계자 보호와 입찰 절차를 거쳐야 해 통상 150일 이상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예금 인출 정지가 장기화되면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전이될 위험이 있었다.
이에 따라 도입되는 신속정리제도의 적용 대상은 예금보험기금 자금 지원이 가능한 금융기관으로 한정된다. 수신 기능이 없거나 투자자 자금이 별도 수탁기관에 보관돼 뱅크런 가능성이 낮은 자산운용사·신탁사 등은 제외됐다. 농·수협은행 등 상호금융권은 개별법상 감독·정리체계가 따로 있어 중장기 검토 과제로 남겨뒀다.
발동 요건은 예외적 상황으로 엄격히 한정된다. 부실 또는 부실 우려 금융기관으로서 중대한 금융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고, 일반적인 적기시정조치로는 이를 방지하기 어려운 긴급한 공익상 필요가 있을 때만 지정된다. 또 재정경제부·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한국은행이 참여하는 금융위원회에서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했다.
신속정리가 결정되면 영업정지, 임원 직무정지, 관리인 선임 외에도 계약이전, 제3자 인수, 감자, 인·허가 취소 등 다양한 정리 조치가 가동된다.
특히 신속한 이행을 위해 전 과정에서 규제 절차가 대폭 면제된다. 예보의 제3자 인수 계약 시 수의계약이 허용되며,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상법·금산법상 이사회·주주총회 결의 및 주식매수청구권,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최대 90일)가 모두 생략된다.
자산·부채 실사 역시 예보가 1~2일 내 잠정 평가를 실시한 뒤 사후에 확정 정산하는 방식을 도입해 전체 정리 기간을 주말을 끼고 3~4일 내에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신속정리로 인한 주주·채권자의 손실이 파산 절차를 거쳤을 때보다 크지 않도록 보전하는 '최소손실보장(NCWOL)' 원칙을 적용하며, 사후 외부 전문기관의 정산 실사를 통해 차액이 발생할 경우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해 준다. 금융위는 처분 후 6개월 이내에 정리 내용과 결과를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2일부터 오는 12월 14일까지 금산법 및 예보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한 뒤,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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