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내세워 영공 통과 제한…몇 시간 만에 철회
내년 3월27일까지 통과 허용…대만 "영공 정치적 무기화"
29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민간항공청은 대만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에 자국 영공 통과를 다시 허용했다.
파키스탄 민간항공청은 두 항공사에 지난 28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영공 통과를 허가했다.
이는 파키스탄 정부가 앞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 항공사들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치다.
앞서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 겸 항공장관은 "우리 항공 당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따르고 있다"며 "중국 본토만 허용되며, 중국 항공사에 대해서만 우리 영공 통과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만 항공사들은 지난 주말부터 유럽행 항공편의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은 지난 25일 오전 이후 파키스탄 영공을 통과하지 않았다.
또 지난 26일부터 두 항공사가 운항하는 아시아~유럽 노선 항공편 최소 12편이 러시아 영공을 경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외교부는 파키스탄의 영공 통과 제한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 외교부는 성명에서 "파키스탄이 국제사회의 현실을 무시하고 대만의 주권을 심각하게 폄훼하는 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지속적으로 추종하고 있다"며 "영공을 정치화하고 무기화하려는 발언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박과 규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화민국(대만)은 주권 독립국가이며 중화인민공화국에 종속된 적이 없다"면서 "이는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자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발언이나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의 주권적 지위를 훼손하려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는 또 교통부와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는 한편 항공사들이 비행 안전과 비행시간, 비용 등을 고려해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는 것을 존중하겠다고 부연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외교적 활동 공간을 축소하기 위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만은 중국의 주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경제·군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최대 채권국이자 주요 무기 공급국으로, 양국은 '전천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특정 국가가 대만 항공사 전체의 영공 통과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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