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한우 사육주기 분석
환율·생산비가 번식·출하 결정에 영향
농가 규모화로 수급 진폭 완화
"가격 중심 관측모형 보완해야"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7개월 뒤 한우 암소 도축률이 약 0.3%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율 상승이 수입 사료 원료 등의 가격을 끌어올려 농가의 번식·사육 의향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우 가격뿐 아니라 환율과 생산비 변화까지 수급 전망에 반영해 번식기반 축소를 조기에 파악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거시경제 지표 변화에 따른 한우 사육주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과 생산자물가, 국제유가 등 거시경제 지표가 한우농가의 암소 도축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암소 사육 마릿수와 실질 도매가격 등을 함께 고려해 회귀분석한 결과, 환율이 1% 상승하면 7개월 뒤 암소 도축률은 약 0.30%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생산자물가지수가 1% 오르면 7개월 뒤 암소 도축률은 약 0.24%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와 실질 면세유 가격이 각각 1% 상승할 때도 7개월 뒤 암소 도축률이 약 0.03%, 0.0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은 수입 곡물과 배합사료 원료뿐 아니라 에너지·농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 농가가 번식을 줄이거나 암소 출하를 늘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번식에 활용할 암소가 줄면 이후 송아지 생산과 중장기 한우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농가 조사에서도 생산비 부담이 주요 경영 변수로 꼽혔다. 연구진이 지난 6월22~26일 한우 사육농가를 조사한 결과, 유효응답 316농가의 문항별 응답을 기준으로 사료가격의 경영 의사결정 영향도는 5점 만점에 4.37점이었다. 한우 가격(4.01점)과 송아지 가격(3.89점)보다 높았다.
거시경제 지표 중에서는 국제곡물 가격이 4.28점으로 가장 높았고 환율 4.26점, 유가 4.04점 순이었다.
다만 비용이나 가격이 변하더라도 당장 사육 규모를 조정하기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사료가격 상승 시 우선 고려할 행동으로는 '현재 사육 유지'가 80.3%를 차지했다. 한우 가격 하락 시에도 74.0%가 사육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한우 사육 마릿수와 가격이 오르내리는 '비프사이클'의 진폭도 과거보다 완만해지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1980~202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가 규모화와 번식 전문 농가 감소, 정보 전달체계 개선, 정책 개입 확대 등이 사육주기의 진폭을 줄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과거처럼 가격 상승에 따라 번식을 늘렸다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을 겪는 과정의 변동 폭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거 소 가격과 암소 도축률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수급 전망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제언했다. 기존 관측은 소 가격이 하락하면 암소 도축률이 높아지고 가격이 상승하면 낮아지는 과거 농가의 행동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가정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실제 관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형 추정에 사용하지 않은 자료로도 예측력을 검증해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연구진은 "기존 모형에서 사후적으로 결정되는 암소 도축률을 거시경제 전망치와 연계하여 선행적으로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암소 사육 마릿수, 전체 사육 마릿수, 송아지 생산량 및 도축량을 순차적으로 전망하는 구조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