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엔 내면 90분→20분"…日 병원 '의료 패스트패스' 등장

기사등록 2026/10/29 06:13:00

신주쿠 한 정형외과 4400엔(약 3만7000원) 내면 우선 진료 서비스…형평성 논란도

[서울=뉴시스] 일본에서 추가 요금을 내면 진료를 빨리 받을 수 있는 '의료 패스트패스'를 도입하는 병원이 늘면서 의료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일본에서 추가 요금을 내면 진료와 수납 절차를 우선 처리해 주는 '의료 패스트패스'를 도입하는 병원이 늘면서 의료 서비스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8일 일본 요미우리TV와 T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쿄의 일부 의료기관은 환자가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접수부터 진료, 수납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우선 진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도쿄 신주쿠구의 한 정형외과는 4400엔(약 3만7000원)을 내면 우선 진료를 볼 수 있다. 일반 환자는 혼잡할 경우 접수부터 수납까지 1시간30분가량 걸리지만, 패스트패스 이용자는 15분~20분 만에 모든 절차를 마칠 수 있다. 해당 병원은 30분마다 1명씩 패스트패스 이용자를 받는다. 패스트패스 이용자의 대기시간이 10분이 넘어가면 패스트패스 이용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응급환자는 패스트패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우선 진료한다.

이 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주로 바쁜 직장인과 어린 자녀를 둔 보호자로, 한 달에 5~10명가량이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도시마구의 또 다른 의원은 500엔의 패스트패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3월 도입한 이 제도는 예약한 시간대에 추가 요금을 낸 환자를 우선 진료하는 방식이다. 병원 측은 진료를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환자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업무나 육아 등으로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 진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을 낸 환자가 먼저 진료받는 방식이 의료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환자의 경제적 여유에 따라 대기시간이 달라지고, 추가 비용을 내지 못하는 환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병원 측은 응급환자를 최우선으로 진료하고 일반 환자의 예약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유료 우선 진료가 확산하면서 환자의 선택권과 공평한 진료 기회를 어떻게 보장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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