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 좌익수 출전
6회 카스트로 안타 때 정확한 송구로 보살
7회에는 쐐기 솔로포…2안타 2타점 맹타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최형우의 선발 좌익수 투입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꺼낸 말이다.
박 감독의 말대로였다. 최형우는 자신의 수비력을 향한 우려를 무색하게 만드는 '환상 보살'을 선보였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 답게 타석에서도 7회 쐐기 홈런을 날리는 등 팀이 기대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형우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2026 신한 쏠 KBO 포스트시즌 PO 2차전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공수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8-3 승리에 힘을 더했다.
이날 최형우의 수비에 커다란 관심이 쏠렸다. 줄곧 지명타자로 뛴 최형우가 좌익수 수비를 소화하는 일은 드물었다.
수비가 중요한 단기전에서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무려 8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KIA에서 뛰던 2018년 10월 16일 고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이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일이 없었다.
최형우가 좌익수 자리에 선 것은 간판 타자 구자욱의 부상 때문이다.
구자욱은 지난달 30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수비를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나서게 되면서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서지 않으면 선발 라인업에 넣기가 힘들어졌다.
애초 박 감독은 단기전에서 수비의 중요도를 고려해 PO 1차전에서 최형우를 선발 출전시키지 않고, 대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형우 본인도 수비를 소화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며 "이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기려면 이렇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PO 1차전에서 최형우는 대타로도 나서지 않았고, 삼성은 2안타 빈공에 시달린 끝에 1-5로 패배했다.
그러자 박 감독은 만지작거리던 최형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감독은 "PO 1차전에서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험이 많고, 흐름을 바꿔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최형우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큰 실수없이 좌익수 수비를 소화하며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초부터 좌익수 방면을 향한 타구가 나왔다. KIA 2번 타자 이호연의 높이 뜬 타구가 최형우 쪽으로 날아갔다.
최형우는 타구를 보며 자리를 잡더니 안정적으로 포구했다.
백미는 6회였다.
후라도는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해럴드 카스트로에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카스트로의 타구는 왼쪽 펜스를 직격한 후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최형우는 무리하게 타구를 따라가지 않고, 담장에 맞은 후 떨어진 타구를 재빠르게 잡았다. 이어 2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1루를 돌아 2루로 뛴 카스트로를 아웃시켰다.
최형우의 수비를 지켜본 후라도는 박수를 보내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최정상급 타자의 면모를 아낌없이 뽐냈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날린 최형우는 삼성이 4-1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추가점을 선사했다.
삼성이 7-2로 앞선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대포를 가동했다. KIA 왼손 불펜 투수 김범수의 2구째 가운데 높은 슬라이더를 노려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공수에서 팀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만점 활약이었다. 불혹의 나이에도 세월을 거스르는 모습을 보인 최형우에게 각종 가을야구 최고령 기록은 '보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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