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동점 적시 2루타…5회에는 빠른 발로 내야안타 생산
팀 위해 사이클링히트도 포기…헤드샷에도 도루 투혼
[대구=뉴시스]문채현 기자 = 대기록도, 헤드샷도 그를 막지 못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가 가을 무대에서도 팀을 위해 치고 달렸다.
박승규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신한 쏠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 맹활약을 펼쳤다.
첫 안타부터 값졌다. 박승규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3회말 2사 2루에서 KIA 선발 아담 올러의 6구째 시속 138㎞ 낮은 슬라이더를 당겨 쳐 왼쪽 선상에 떨어지는 동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박승규가 막혔던 공격의 물꼬를 트자 중심타선도 응답했다.
삼성은 구자욱의 적시타 때 박승규가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고, 르윈 디아즈의 투런포까지 터지면서 4-1로 달아났다.
박승규는 이어진 5회말 2사엔 유격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내고도 빠른 발로 1루를 선점하며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자칫 그대로 끝날 수 있었던 이닝을 이어가면서 올러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삼성은 바뀐 투수 이의리를 상대로 구자욱과 디아즈, 최형우가 세 타자 연속 사사구를 얻어내 추가점을 뽑았다. 박승규는 밀어내기로 홈을 밟아 이날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6회말에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보탰다. 8회말 2사엔 볼넷으로 출루했다. 장타와 내야안타, 희생플라이에 볼넷까지, 박승규는 매 타석 활약하며 삼성의 공격을 이끌었다.
박승규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이날 경기를 8-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추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박승규의 존재감은 전날(26일) 열린 PO 1차전에서도 빛났다. KIA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강속구를 머리에 맞고도 박승규는 주저하지 않았다.
팀이 0-5로 밀리고 있던 만큼 그는 빠르게 충격을 털어내 1루로 나아갔고, 이어 도루까지 펼치는 투혼을 보여줬다.
그리고 박승규는 2사 후 김영웅의 안타에 홈을 밟으며 PO 1차전 삼성의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투혼과 희생. 올 시즌 박승규의 활약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다. 박승규는 팀을 위해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해 노력했다.
프로 데뷔 8년 차, 주전 자리가 보장된 선수가 아니었던 만큼 팀의 승리만큼이나 개인의 기록에 욕심낼 법도 하지만 박승규는 매 타석 주저 없이 팀을 위한 선택을 했다.
지난 4월10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박승규는 1회 3루타, 3회 단타, 5회 홈런을 차례로 때려내 KBO 역대 33번째 사이클링히트에 2루타 하나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4-4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날렸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박승규에게는 대기록을 완성할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2루에서 멈추지 않았다.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해 3루까지 내달렸고, 이후 류지혁의 2루타에 홈을 밟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그의 신념은 삼성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2019년 삼성에 입단한 박승규는 프로 데뷔 8년 차인 올해 정규시즌 106경기에서 타율 0.265(317타수 84안타), 13홈런 47타점 6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기록했다.
1군에서 여섯 번째 시즌을 보낸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경기 출전과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출전 기회를 넓힌 박승규는 가을에도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정규시즌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발이 이제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뛰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