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노동위, 27일 노동부 대상 종합국정감사
"초광역특구 노동특례 결론 안 정해…대화로 해법"
"쿠팡 수사, 美 로비·압박 무관…LS전선 엄정 수사"
[서울=뉴시스] 고홍주 박정영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퇴직연금 기금운용에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부적절한 지시를 확인하고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로비나 외교적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노동부와 그 산하기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을 대상으로 종합국정감사를 열었다.
이날 김 장관은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기금운용 참여 가능성을 묻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민연금의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선일지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고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퇴직연금 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의 운영 방식과 국민연금의 역할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장관은 정부가 검토 중인 퇴직연금 개편 방향 가운데 '공공기관 개방형'을 언급하며 "국민연금을 어디까지 참여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무선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553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34년 적립금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6.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10년 연환산 수익률은 2.64%, 5년 기준은 2.86%에 그쳤다. 퇴직연금 관련 수수료도 약 2조1362억원으로 추산됐다.
안 의원은 퇴직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성과 독립성을 갖춘 전담 관리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장관은 "퇴직연금은 앞으로 국민연금과 함께 노후를 보장하는 중추적 연금으로서 역할이 높아질 것"이라며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 있어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민주당이 지난 20일 발의한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에 담긴 노동특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특구 내 근로소득 상위 3% 근로자에 대해 개별 서면합의를 거쳐 주52시간제와 휴게시간, 유급휴일 등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을 달리 적용하고,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노동특례가 담겼다.
노동계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노동조건을 훼손할 수 있다며 법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합의되지 않은 노동특례를 법안에 포함한 것은 대화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 장관은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결론을 만들어 가겠다"며 "좋은 일자리와 혁신이 서로 양립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근로시간 특례와 관련해 시행령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임금과 건강권 두 가지 문제를 말씀하셨다"며 "임금에 대해서는 기업 쪽의 입장을 물어보신 것으로 알고 있고, 건강권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하라는 지시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 수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외교적 압박이나 로비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노동부는 22일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당시 대표이사)이 고인의 업무상 과로를 뒷받침하는 기록을 남기지 않도록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공소시효 만료와 법리적 한계 등을 이유로 공소청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쿠팡의 미국 내 로비 활동을 거론하며 외부 압력이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외교 문제나 로비는 없었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확립된 법리와 판례에 근거해 기소하지 못했을 뿐 다른 작용이 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이번 수사 결과에 실망하고 계실 국민과 무슨 말로도 위로가 안 될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송구하다"면서도 "수사 결과가 부족했다면 현행 법률의 근본적인 한계에 기인한 것이지 미국 로비나 압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제도 공백 때문에 기소까지 못 갔지만 분명히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이라며 "저희에게 주어진 모든 권한을 다해서 한다고 했지만 국민이 납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LS전선의 노동조합 간부 사퇴 종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김 장관은 "LS전선 부당노동행위 사태를 대단히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특별근로감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의 '일의 세계에서의 폭력과 괴롭힘에 관한 협약' 비준안을 내년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DN오토모티브의 납 노출 은폐 의혹과 관련해서는 노동부의 조사와 노동자 건강 보호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노동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DN오토모티브 노동자 217명에게 총 417회의 킬레이션 주사가 투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언론 보도에서 제기된 295명보다 적은 것으로, 회사 측 자료에 의존한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동부가 올해 1월 제보를 접수하고도 노동자들에 대한 임시건강진단조차 실시하지 않은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김 장관은 임시건강진단이 지연된 데 대해 "노동부가 노사관계나 노노관계 등을 잘 해소해 가면서 신뢰를 쌓아 가며 진행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사례와 비교해 납 관리기준을 강화하는 문제나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분석·연계해 사전적으로 점검하는 부분 등을 잘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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