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들 "이민정책 등 비공개로 논의하자 불러 이미지 촬영"
백악관 '사진·영상 촬영 주교들에게 허락받았나' 질문에 침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가톨릭 주교 12명을 비공개로 만나 이민 단속, 종교인 비자, 인간의 존엄성 등 가톨릭교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백악관 관계자가 만남 후 주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영상을 주교들의 동의 없이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26일(현지 시간)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제프리 그롭 밀워키 대주교는 전날 '공식 사과문'이라는 성명을 통해 "이번 모임은 대통령이나 그의 정책 혹은 그가 속한 정당을 지지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롭 대주교는 자신과 다른 11명의 주교가 백악관의 초청을 받았다며 당시 만남은 가톨릭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악관이 주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서서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영상은 자신들의 동의 없이 촬영됐고 유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초래한 고통뿐만 아니라 하느님께 드리는 종교 지도자 집단에 너무나도 신성한 기도가 그런 식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점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주 디모인 교구의 윌리엄 조엔슨 주교도 백악관이 주교들을 이용했다며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조엔슨 주교는 "현 행정부와 관련된 많은 일은 우리 가톨릭 신앙과 상충한다"며 "당파적 목적으로 우리 모임을 악용한 사람들처럼, 나도 좀 더 교묘하고 덜 순진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사진과 영상 공개를 주교들에게 허락받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즉답을 피한 채 "트럼프만큼 미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훌륭한 대통령은 없었으며, 그가 이룬 업적이 이를 증명한다"며 종교적 권리 보장, 낙태 반대 운동가들에 대한 사면 , 부모의 권리 보장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레오 14세 교황과 공개 충돌한 바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4월 "세상이 소수의 폭군에 의해 황폐해지고 있다. 자신의 군사적·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교와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고, 신성한 것을 어둠과 오물 속으로 끌어들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이란 전쟁을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 문제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서는 형편없다"며 교황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며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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