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든다. 사람은 몇 줄의 문장만 입력하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AI가 만든 음악은 편하게 들으면서도 AI가 그린 그림 앞에서는 어딘가 불편해진다. 사람들은 'AI 티가 난다'며 어색한 부분부터 찾아낸다.
기계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믿었던 창작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불안은 처음이 아니다. 100여 년 전 자동 피아노가 등장했을 때도 인간 연주자의 미래를 걱정했다. 사람의 손으로 연주하기 어려운 곡까지 기계가 연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계는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켰다. 마이크와 녹음 기술은 노래하는 방식과 음악을 듣는 경험을 바꿨고, 신시사이저는 세상에 없던 소리를 만들어냈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앤디 워홀은 기계적 복제와 대량생산을 예술의 언어로 끌어들였다. 컴퓨터에 명령어를 입력해 그림을 만들고, 규칙과 패턴을 활용하는 알고리즘 미술도 등장했다.
기계는 예술가를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의 영역 자체를 넓혀왔다.
신간 '언캐니 뮤즈'(까치)는 이처럼 인간과 기계가 예술을 둘러싸고 맺어온 기묘한 관계를 추적한다.
저자인 데이비드 헤이두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음악평론가는 19세기 자동인형부터 오늘날 생성형 AI까지, 기계가 창작의 도구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해온 역사를 살핀다.
1927년과 1934년 뉴욕에서는 기계와 부품 자체를 예술로 내세운 전시가 열렸다. 1968년에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2022년에는 생성형 AI 미드저니로 제작한 작품이 미술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오래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기계가 만든 것도 예술인가.
인간은 자신과 매우 닮았지만 어딘가 다른 기계에서 섬뜩한 불쾌감을 느낀다. 이른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불쾌한 골짜기)' 현상이다. 그러면서도 기계가 열어주는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에 매혹된다.
저자는 이처럼 인간이 기계를 두려워하면서도 끊임없이 예술의 동반자로 삼아온 역사를 보여준다. 기계는 예술가의 경쟁자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 책 제목처럼 인간에게 언제나 '기묘한 뮤즈(Uncanny Muse)'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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