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韓, 글로벌 SMR 공급기지로"…원전 기술 민간 이전·운영 확대도 추진

기사등록 2026/10/27 13:23:34 최종수정 2026/10/27 14:30:24

IAEA 장관회의서 원전 설계·시공·제조 역량 앞세워 국제협력 강화

"우주항공처럼 민간에 기술 이전"…원전 운영·소유 확대도 장기 방향

7대 SEED에 SMR 포함…정부·민간 위험 분담하는 투자형 R&D 추진

[인천=뉴시스] 박주성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IAEA 원자력 장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10.2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한국을 글로벌 원자력 공급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대형 원전에서 쌓은 설계·시공·제조 역량을 차세대 원전으로 확장하고,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원전 운영·소유 분야의 민간 참여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장관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SMR을 중심으로 한국이 원자력 분야의 공급망 국가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각국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한국이 이번 회의를 개최한 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그동안 원전 제조와 설계, 시공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국제협력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한 실적도 있다"며 "원자력 분야 선도 국가이자 공급망 국가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 부총리는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을 정부와 공공 연구기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기업과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대규모 사업화 연계 연구개발(R&BD)을 통해 기업들이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주항공처럼 원자력 기술도 민간 이전"…운영·소유 확대 가능성

배 부총리는 원자력 산업의 민간 참여 확대 방향의 예시로 우주항공 산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공 연구기관이 축적한 원자력 기술을 기업에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사업화 성과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거의 독점적으로 보유했던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것처럼 원자력 분야에서도 단계적으로 기술을 이전하고 민간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자력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원전 운영 역량이나 소유권까지 민간에 확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게 궁극적인 방향이다. 다만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 중심의 원전 운영 체계에도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편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배 부총리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많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정책 추진이나 제도 개편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간 육성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는 정부와 기업이 위험을 분담하는 투자형 연구개발(R&D)을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정부의 목적은 민간기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대형 R&BD(연구개발·사업화)와 투자형 R&D 등 최적의 지원 방식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가 열린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두산에너빌리티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SMR(소형모듈식원자로)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기후에너지 포럼 등 14개 학술 콘퍼런스와 55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회, 비즈니스 상담회 등이 진행된다. 2026.09.16. yulnetphoto@newsis.com
◆7대 SEED에 SMR 포함…AI 전력 수요 대응에도 활용

또 배 부총리는 "최근 추진하는 7대 SEED 프로젝트에도 SMR이 포함돼 있다"며 "단순히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위험을 부담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투자형 R&D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7대 SEED 프로젝트에 SMR을 포함하고 2027년 민관 합동 상세 설계 착수, 2035년 경수형 SMR 상용화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도 SMR 산업의 기회로 꼽았다. 배 부총리는 "AI가 개발·학습 단계에서 본격적인 서비스 단계로 넘어가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타국의 원자력 분야 정부 관계자와의 대화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향후 대형 원전뿐 아니라 SMR을 활용해 안전성과 지역 균형을 고려한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배 부총리는 "한국은 원자력 공급망 국가이면서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선도적인 모델을 만들고 이러한 사례를 다른 국가에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AI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대응 방안이 아직 각국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AI 전력 수요와 원자력의 역할에 관한 국제적 논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기술이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려면 규제 정비도 중요하다고 봤다. 배 부총리는 "앞으로 AI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전력 수요가 계속 커질 텐데,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규제를 어떻게 적합하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IAEA 원자력 장관회의는 29일까지 진행된다. 배 부총리는 회의 기간 주요국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원전 공급망 경쟁력을 알리고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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