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 해쳐"…프랑스 시위 확산 경고

기사등록 2026/10/27 02:57:08 최종수정 2026/10/27 04:30:23

생활비 상승·경찰 대응 반발 속 시위…주말 추가 충돌 우려

최근 주말 시위서 1천435명 체포…극우 르펜 지지율 상승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가 고물가에 대한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6.10.2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소셜미디어가 폭력과 약탈을 부추기고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생활비 상승과 경찰 대응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국은 추가 폭력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했다.

이집트 매체 알아람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를 방문해 소셜미디어가 지난 10월 17일 소요 사태 당시 청년과 성인들을 범죄와 공격, 약탈이 발생하는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가장 악랄한 충동을 동원하는 도구"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주말에도 새로운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음 주 토요일은 또 다른 위험한 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공공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시위 경로도 도심 외곽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국이 일주일 전 시위의 규모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지난 10월 17일 전국적인 시위는 시위대의 시청 점거와 대규모 약탈, 공공 기물 파손 등으로 번지며 수년 만에 최악의 폭동으로 이어졌다.

당국은 당시 충돌을 초래한 보안 및 정보 수집의 실패를 인정하고 주말 시위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했다. 로랑 누네즈 내무부 장관은 월요일 최근 주말 시위에서 총 143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누네즈 장관은 BFMTV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은 통제됐고 심각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 보안군을 향한 매우 높은 수준의 폭력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툴루즈와 랭스, 클레르몽페랑 등에서 경찰관과 헌병 267명, 시위대 150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을 앞둔 월요일 이른 아침에도 마르세유 도심의 많은 상점은 유리창 등을 보호하기 위한 가림막을 설치한 채 문을 닫고 있었다.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이번 방문이 "국가가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며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22.
이번 시위는 학생들이 더 나은 학습 환경을 요구하며 수주간 집회를 이어온 가운데 생활비 상승과 경찰 폭력에 대한 불만이 겹치면서 확산했다. 시위 과정에서 10대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고 수천 명이 체포됐다. 학교 봉쇄 등을 둘러싼 경찰의 강경 대응도 비판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고등학생 대표들과 만났지만, 학생 대표들은 정부가 요구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파리에서는 26일 교육부 장관 등이 학생 지도자들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소요 사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약 6개월 앞둔 시점에 발생해 정치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은 지난 25일 오를레앙에서 유세를 열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법치주의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시위와 정부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 속에 르펜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파리 외곽에서 12세 소녀를 포함해 5명이 다친 총격 사건도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줬다. 마크롱 대통령은 희생자 대부분이 외국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해당 사건을 "인종차별적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