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중앙고 4개 동아리, 6월부터 이어온 요양원 봉사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23일 오후 3시께 경기 과천시립요양원 5층 강당. 과천중앙고 밴드 동아리 학생들이 연주하는 기타와 키보드, 드럼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자 어르신들의 손뼉이 하나둘 박자를 탔다.
어르신들은 강당 앞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 띄운 가사를 보며 학생 밴드의 연주에 맞춰 '고향의 봄', '과수원길', '섬마을 선생님'을 따라 불렀다.
화사한 꽃무늬 털조끼를 입은 어르신들은 휠체어에 앉거나 보행보조기기에 몸을 의지한 채 객석으로 들어섰다. 요양원 직원들은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천천히 자리를 안내했다. 이날 강당에는 40여명의 어르신이 모였다.
무대와 객석의 노랫소리가 한데 어우러지자 일부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고 휠체어 팔걸이를 두드리기도 했다. 곡이 끝날 때마다 학생들을 향한 박수가 교실 크기만 한 강당을 가득 메웠다.
공연에 앞서 학생들과 교사들은 4층 생활공간을 찾아 어르신들과 먼저 만났다. 침상과 휠체어 곁으로 다가가 "할머니, 할아버지 만수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돌아와요 부산항에',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의 배터리'를 함께 불렀다. 복도는 잠시 작은 노래방이 됐고 어르신들은 손을 흔들거나 박수로 화답했다.
3·4층 생활공간 곳곳에서는 종이접기와 액자 꾸미기도 진행됐다. 학생들은 어르신들 곁에 앉아 색종이를 접는 순서를 하나씩 보여주고 꽃과 나뭇잎 장식을 건넸다. 어르신들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나무 액자를 알록달록하게 채우며 손작업에 집중했다.
휠체어에 앉아 공연을 지켜본 최모(85·여)씨는 "손주 같은 학생들이 찾아와 노래도 들려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니 아픈 것도 잠시 잊게 된다"며 "어릴 적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은 과천중앙고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제를 주제로 기획·실천 활동을 하는 프로젝트 동아리 '프리즘'이 마련한 동아리 연합 재능기부 행사다. 밴드 동아리 '카넬시타델', 교육봉사 동아리 '이코어', 또래상담부 등 4개 동아리 1·2학년 학생 65명과 지도교사 6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지난 6월부터 이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도 점심을 학교에서 먹은 뒤 5·6교시 동아리 활동 시간에 맞춰 약 15분을 걸어 요양원으로 왔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과천시립요양원은 지하 1층·지상 5층, 총 140병상 규모다. 일반요양실 116병상과 치매전담실 24병상을 갖췄다. 입소자는 60대 초반부터 90대까지이며 90대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대부분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다.
프로젝트 동아리 '프리즘' 기장인 최재우(2학년) 학생은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친구들도 기분 좋아하는 것 같다"며 "노래를 들려드리면서 기분 좋게 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윤영진 과천중앙고 교장은 "학생들이 손수 준비한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과 진심을 나눈 소중한 자리였다"며 "학생들이 앞으로도 지역사회 속에서 나눔을 실천해 갈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최미경 과천시립요양원 원장은 "학생들이나 어린 친구들이 오면 어르신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어르신들의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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