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메달 도전"···"뱃속 수박이, 아내에 감사" 아빠의 이름으로 LA 향해
세계 최정상 기량을 갖춘 일본 조에 완패했지만, 이들은 은메달의 성과를 발판 삼아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임호원·한성봉 조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히가시야마 공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복식 결승에서 일본의 오다 토키토·아라이 다이스케 조에 0-2(0-6 0-6)로 졌다.
지난 항저우 대회 금메달을 합작했던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식 세계랭킹 1위이자 2024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오다의 강한 서브와 정교한 코스 공략이 한국을 압박했다. 일본은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고 전체 포인트에서도 50-22로 앞섰다. 경기 시간은 47분.
한국은 1·2세트 모두 듀스까지 따라붙는 등 반격을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턴이 빗나가며 끝내 한 게임도 따내지 못했다.
임호원과 한성봉은 상대의 강한 전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결승을 향후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성봉은 “상대 선수들이 워낙 강했다. 저희가 준비한 부분도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은메달도 충분히 값진 결과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호원도 “앞으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금메달을 탈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대는 그야말로 막강했다. 올해 20세인 오다는 항저우 대회에서는 단식만 출전해 정상에 올랐고, 이후 프랑스오픈 3회, 호주오픈, 윔블더 2회 우승 등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다. 현재 단식 세계랭킹 1위다. 아라이도 복식 세계랭킹이 11위까지 올랐던 강자다.
한성봉은 “복식은 두 명이 함께 뛰는 경기다. 상대 선수 한 명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를 공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상대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고 빈틈을 찾지 못했다. 다음에는 그 빈틈을 파고들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상대의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파트너 간 호흡과 전술을 통해 약점을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이들은 9년째 복식 호흡을 맞춰왔다. 오랜 시간 서로의 플레이를 이해해온 만큼 이번 패배를 통해 드러난 과제를 보완하고 다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한성봉에게 이번 은메달은 가족에게 전하는 특별한 선물이기도 했다. 아내가 임신 중인 그는 내년 4월 태어날 아이에게 메달을 안겼다는 사실에 기쁨을 나타냈다. 아내는 아이의 태명을 ‘수박이’로 지었다. 임신 후 수박을 자주 찾았기 때문이다.
한성봉은 “아내가 경기 전에 수박이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뛰라고 했다”며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은메달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도 나름대로 큰 기쁨이다. 아내도 지금 많이 고생하고 있는데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호원은 한국 휠체어테니스를 이끄는 선수로서 계속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국제대회 출전과 관련해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출전하겠지만 더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면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메달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임호원과 한성봉은 은메달을 안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2년 뒤 LA 패럴림픽에서 금빛을 노리기 위한 두 콤비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