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우드 폴스 "언론·조사업계 검증 허점 드러내려"
선거 분석매체 검증에 덜미…NYT 등 조사 삭제
경선 후보, 후원금·선거운동 피해 호소
[서울=뉴시스]염준호 수습 기자 =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한 여론조사업체가 선거 여론조사 수치를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언론이 조사 결과를 제대로 확인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사회적 실험이었다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웨지우드 폴스(이하 웨지우드)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내고 조사 자료를 조작해 왔다고 밝혔다. 선거 분석 사이트 피프티플러스원이 자료의 문제점을 찾아 해명을 요구한 뒤 나온 입장이다.
웨지우드는 조작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명에 사과의 뜻은 담지 않았다. 여론조사 업계와 언론의 검증 문제를 드러내기 위한 실험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여론조사·연구 분야에서 일했던 입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실한 조사 방식이 늘고 여론조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히 꾸며낸 여론조사업체가 얼마나 쉽게 주목받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며 "답은 너무 쉽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웨지우드는 "실적이나 공식적인 자격이 없고 발표한 조사 대부분에 실제 자료가 없었는데도 주요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언론과 분석기관이 조사 수치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웨지우드의 모든 여론조사를 자사 여론조사 추적 서비스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를 둘러싼 의문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미국 매체 스트레이트애로뉴스는 지난 8월 웨지우드 홈페이지에 직원 이름과 전화번호, 사무실 위치가 없다고 보도했다.
당시 웨지우드 관계자는 다른 조사기관의 여론조사 전문가에게 진보·보수 성향 인사 각 1명이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진 중 한 명이 신상 공개와 온라인 괴롭힘을 겪은 적이 있다"며 신원 공개와 화상통화는 거절했다.
피프티플러스원은 "사전에 적절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업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운영진 두 명의 이름을 받았고 한 명의 여론조사 업계 경력을 별도로 확인했다"며 "조사 방식도 상세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 웨지우드가 조사 비용으로 후원금을 모았으며, 지난 15일에는 조작된 원자료까지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기관처럼 활동하며 허위 자료를 내놨다는 것이다.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던 맬러리 맥모로 주 상원의원은 허위 조사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온 조사 이후 후원금이 끊기고 자원봉사자들이 낙담했다고 밝혔다. 기자들도 경선에서 사퇴하라며 끈질기게 연락했다고 전했다.
맥모로 의원은 "수만명이 자신들이 믿는 일을 위해 1년 반 동안 마음과 시간, 노력, 힘들게 번 돈을 쏟았는데 놀이처럼 취급됐다"고 비판했다. 언론도 어떤 조사가 믿을 만한지 돌아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위 여론조사는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판단을 흐리고 후원과 선거 참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언론과 분석기관이 조사 결과를 전달하기 전에 업체의 실체와 자료의 신뢰성을 더욱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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