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명품거리 유리창 파손·매장 약탈…경찰 대응 부실 논란
보험 손실 최대 1.8조원 전망…2023년 폭동 피해 웃돌아
도난 명품 온라인 재판매 차단 나서…아마존·이베이 등과 협의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지면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등 명품 매장을 비롯한 상점 최소 3000곳이 피해를 입었다. 보험 손실액은 최대 12억 유로(약 1조7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생활비 상승과 학교 교육 예산 부족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됐으며, 주말 동안 파리와 마르세유 등 주요 도시에서 명품 매장과 소매점들이 잇따라 공격받았다.
파리의 고급 상업지구인 방돔 광장에서는 복면을 쓴 6명이 도로 차단봉으로 루이비통 매장 유리창을 부수려 했다. 특수 유리창 덕분에 침입은 막았지만, 인근 랄프 로렌 매장의 유리창은 파손됐고 겐조 매장은 약탈당했다.
파리의 버버리 매장도 공격을 받았으며, 마르세유에서는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매장이 약탈당했다. 스포츠용품 업체 JD스포츠와 프랑스 전역의 세포라 매장 약 20곳, 릴의 애플 매장도 피해를 입었다.
파리 중심부의 테슬라 전시장에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나치라고 비난하는 구호가 적혔다. 인근 은행 지점에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을 비난하는 낙서가 남겨졌다.
이번 사태에서는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파리 루아얄 거리의 한 디올 매장 직원은 "경찰이 군중에 밀려 후퇴하는 모습을 봤다"며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미 폭력 사태가 예고됐는데 경찰이 어떻게 그렇게 준비가 안 돼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FT는 이번 시위가 노동조합과 경찰 사이의 통상적인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되면서 당국의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해는 대형 명품업체뿐 아니라 소규모 상점으로도 확산했다.
세르주 파팽 프랑스 상무장관은 초기 집계 결과 전국적으로 최소 3000개 사업체가 폭동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피해 기업에 긴급 재정 및 고용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는 이번 폭동에 따른 보험 손실액이 10억~12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3년 프랑스 폭동 당시 발생한 보험 손실액 7억3000만 유로를 웃도는 규모다.
프랑스 당국은 약탈당한 상품의 온라인 재판매를 막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정부는 빈티드와 아마존, 이베이, 메타, 틱톡 등 주요 플랫폼 관계자들과 만나 의심스러운 판매 게시물을 삭제하고 판매자를 확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 명품에 부착된 고유 일련번호나 칩을 활용하면 도난 상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빈티드는 의심스러운 판매 게시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프랑스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 주요 상업지구의 기업 단체들은 공동 성명에서 "시위의 자유는 기본권이지만 매장에 대한 공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폭력 사태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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