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역사 만든 이강철 감독, 역대급 예우 안고 'V2' 대권 도전

기사등록 2026/10/19 16:12:24 최종수정 2026/10/19 16:49:54

3년 총액 34억원에 KT와 재계약…염경엽 넘어 역대 최고 대우

근래 보기 힘든 한 팀의 '장수 감독'…계약기간 채우면 11년간 지휘봉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3로 승리한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6.07.1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막내 구단인 KT 위즈의 역사를 쌓아올린 이강철 감독이 사령탑 몸값의 새 역사를 썼다.

KT는 19일 이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34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견됐던 계약 발표다. 이 감독은 올 시즌 KT를 5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의 자리에 올려놨다.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KT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가을야구 시작 전에 계약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KT는 이 감독에게 KBO리그 감독 역대 최고 대우를 안기며 예우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2025년 통합 우승을 이끈 뒤 재계약할 때 맺은 종전 기록인 3년, 총액 3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감독은 KT의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낸 감독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KT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첫 시즌 5할 승률(71승 2무 71패)을 기록했다. 2013년 창단해 2015년 1군에 진입한 KT가 5할 승률을 기록한 것은 그해가 처음이었다.

이듬해 이 감독은 KT를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다. KT는 정규리그 2위(81승 1무 62패)를 차지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밀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KT는 2020년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으며 지속적인 강팀의 모습을 자랑했다.

이 감독은 특히 2021년 KT에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선사했다. KT는 76승 9무 59패, 승률 0.563을 기록하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두산을 4승 무패로 물리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23년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4년에는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 4위 두산을 제물로 5위 팀 사상 첫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시달린 지난해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이 감독은 절치부심했고, 올해 다시 팀을 정규시즌 정상에 올려놨다.

'믿음의 야구'가 빛났다는 평가다. 그의 믿음 속에 시즌 초반 부진하던 샘 힐리어드가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거듭났고,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영입한 최원준은 유망주 꼬리표를 완전히 떼고 붙박이 리드오프로서 시즌 208안타를 날리는 '타격 기계'로 변모했다.

이 감독은 올해 한층 철저한 관리로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힘썼고, KT는 지난 몇 년과는 달리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에서 경쟁했다.

[서울=뉴시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6-3으로 승리해 역대 13번째 통산 600승을 달성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2026.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역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활약하고 투수코치로 잔뼈가 굵은 이 감독의 투수 육성 능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됐다는 평가다. 절묘한 투수 교체 타이밍도 이 감독의 강점이다.

꾸준히 성과를 낸 이 감독은 계약 조건도 계속해서 높아졌다.

처음 부임할 당시 3년, 총액 12억원에 계약했던 이 감독은 계약 만료를 1년 앞둔 2020년 말 3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했다.

2023시즌을 마친 뒤 3년 총액 24억원에 사인했고, 이번에는 KBO리그 감독 역대 최고 대우로 재계약을 맺었다.

사령탑 몸값 새 역사를 쓴 이 감독의 재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옵션 없이 34억원이 모두 보장 금액이다.

지난해 염 감독의 계약에는 옵션 2억원이 포함돼 있었다. 따져 보면 기존 기록을 6억원 경신한 셈이다.

이 감독은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다.

KBO리그 역사에서 한 팀을 10년 이상 연속으로 지휘한 사령탑은 해태 타이거즈 김응용 감독(1983~2000년), 현대 유니콘스 김재박 감독(1996~2006년) 뿐이다.

최근에는 '장수 감독'이 많지 않아 이 감독의 장기 집권은 더욱 눈에 띈다. 김태형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015~2022년 두산을 이끈 것이 그나마 최근의 장기 집권 사례다.

구단으로부터 든든한 대우를 받은 이 감독은 한층 기분좋게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KT는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과 다음달 2일부터 패권을 두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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