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2027 시즌 프로그램 공개…츠베덴, 임기 4년 차
'서거 200주년' 베토벤 집중 조명…올해의 음악가 '신동훈'
조성진, 11년만 악단과 협연…신동훈 피아노 협주곡 연주
말러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 이어가…말러 5번·3번 선보여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내년 서거 200주년을 맞는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을 중심으로 새 시즌을 맞이한다. 작곡가의 음악을 관통하는 가치이자 절대적 조건으로 여긴 '자유'를 핵심 주제로 삼고 무대를 펼친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은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7 서울시향 시즌 오픈 기자 간담회에서 "인간으로서 자유뿐 아니라 음악 정신으로서 자유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의 작곡가 조명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다. 츠베덴은 작품을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그는 "'피델리오'에서 감옥에서 해방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자유를 떠올렸다"며 "저와 서울시향의 관계를 표현하는 단어도 자유다. 생각이나 감정에 있어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협주곡, 오페라, 실내악 등 베토벤의 여러 대표작 연주를 선보인다. 연말 무대에 오르는 교향곡 제9번 '합창'을 비롯해 제3번 '영웅', 제5번 '운명'과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이다. 또 실내악 공연인 체임버 클래식스는 전곡을 베토벤의 작품으로만 구성됐다.
2024년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츠베덴은 올해 임기 중반 전환점을 지나 내년 4년 차를 맞이한다. 츠베덴은 "서울시향과 더 가족 같은 끈끈함이 생겼다"며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넘어 가족과 같은 단계에 이르렀다"며 좋은 관계성을 설명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오케스트라의 모습으로는 단원 간의 경청을 꼽았다. 츠베덴은 "(단원들이) 각자의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서로 음악에 대해서 경청하는 것"이라며 "다른 악기 연주를 이해해야 하는데, (서울시향 단원들이) 점점 더 나아지고 오케스트라 연주 메커니즘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고 넓혀가는 것"이라며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 소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악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내년 5월 비(非)유럽권 악단 최초로 체코 프라하 봄 국제 음악제 개막공연을 장식한다. 5월 12~13일 양일간 무대에서 체코를 대표하는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연주한다. 츠베덴이 객원지휘자로 지난해 5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축제에 오른 것을 계기로 성사됐다.
츠베덴은 "'나의 조국'을 한 번도 지휘한 적이 없다"면서도 "지휘자로서 새로운 경험이다. 언제나 새로운 작품 공부하는 것은 큰 영감을 준다. 비유럽권 최초 개막공연은 서울시향에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내년 시즌에 '올해의 음악가'로 작곡가 신동훈을 선정했다. 해당 제도는 악단이 5년 만에 부활한 것으로,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2018),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2019)·아우구스틴 하델리히(2022) 등이 맡은 바 있다.
신동훈은 서울시향 현대음악 발굴 프로젝트 '아르스 노바' 출신으로, 최근 클래식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작곡가다. 그는 2027~2028년 2년간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내년 6월 악단과 신동훈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조성진과 서울시향은 11년 만에 협연으로, 아시아 초연되는 작품으로 오랜만에 호흡한다. 조성진은 앞서 이 작품을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내년에는 유럽 세 악단과 공동 위촉하는 신동훈의 작품을 연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작곡가 펠로우십도 진행한다. 정 대표는 "신동훈을 중심으로 하는 작곡가 펠로우십을 내년 시작해 국내 작곡가를 육성해 배출 인재에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박재홍,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 지휘자 최수열·홀리 최 등이 서울시향과의 협연이 예정됐다.
또 츠베덴이 임기 시작부터 천착한 말러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내년 시즌에는 말러 교향곡 제5번(3월), 교향곡 제3번(11월)을 연주한다.
서울시향은 내년 국내 악단 최초로 동일 레퍼토리 3회 공연을 시도한다. 대상 공연은 말러 교향곡 제5번, 콘서트 오페라 '피델리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등이다.
정 대표는 "데이터상 공연 수요가 많아진다는 점을 느낀다"며 "시민 대상으로 하는 우리동네 음악회나 파크콘서트 등을 통해 클래식 저변이 확대되고 문턱 높다는 선입견이 많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