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박사 "AI가 다음 패권 좌우…반도체 넘어선 국가 전략 필요"[뉴시스 포럼-10년 후 한국]

기사등록 2026/10/19 11:06:09 최종수정 2026/10/19 12:16:25

기술 경쟁, 산업 넘어 국가 안보로…한국 새 도약 기로

中 제조업 추격·AI 인재 유출 짚으며 대응 전략 주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지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소 객원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5주년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기술패권의 시대, 대한민국의 다음 10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6.10.1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 패권을 가지지 않은 나라가 패권을 장악한 적은 없습니다."

김지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소 객원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5주년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인공지능(AI)을 다음 패권을 좌우할 기술로 꼽았다.

AI 경쟁이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한국도 변화한 국제질서에 맞춰 성장 전략과 외교·안보 전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거울에서 AI까지"…기술이 바꾼 패권의 역사
김 교수는 수백 년 전 유리·거울 제작 기술을 둘러싼 베네치아와 프랑스의 경쟁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프랑스가 높은 보상을 제시해 베네치아 장인들을 데려오고 거울 제작 기술을 확보한 사례를 들며,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기술 탈취와 기술 독립의 결과물로 소개했다.

그는 이후 영국이 증기기관과 기차로, 미국이 자동차 대량생산과 컴퓨터·플랫폼 기술로 패권을 확보하고 유지해 왔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미국은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며 다음 패권을 가져올 기술로 AI를 꼽았다. 특히 군사적 판단과 작전에도 AI가 활용되면서 현대전의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역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곡점에 서 있다고 봤다.

그는 "봉제공장에서 시작해 철강을 만드는 수준으로 뛰어오르고, 거기서 반도체를 만들어냈다"며 "또 한 번 도약해야 할 변곡점이 지금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미 '경쟁자'된 중국…인재 확보·현장 혁신 필요
김 교수는 한국이 마주한 과제로 중국과의 제조업 경쟁과 AI 인재 유출을 짚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의미의 '안미경중'에 대해서도 과거와 같은 접근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우리의 경쟁자가 된 지 오래"라며 중국을 수출시장이나 노동력 공급처로 바라보던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경쟁력이 곧바로 AI 주도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내놨다.

김 교수는 "반도체 강국인 것은 맞는데, 과연 AI 주도국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AI 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과 확장성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심각하게 보는 문제로는 인재 유출을 꼽았다.

김 교수는 "미래를 짊어지고 갈 인재들이라는 인정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급 AI 전문 인력에 대한 인정이 보상으로도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지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소 객원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5주년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기술패권의 시대, 대한민국의 다음 10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6.10.19. kkssmm99@newsis.com

대응 방향으로는 ▲제조업의 기술적 한계 확장 ▲인재 확보 계획 구체화 ▲산업 현장의 혁신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반도체에만 매달려 있으면 안 된다"며 제조업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의 한계를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인센티브 확대와 연구 환경 개선, 해외 인재 복귀 방안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인센티브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 이들을 어떻게 붙들어 놓을 것인지, 연구 환경을 어떻게 좋게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혁신은 현장에서 나온다"며 산업 현장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국제질서의 블록화에 대응할 외교·안보 전략 수립도 주문했다.

그는 "블록화가 되는 시기에 배제된다면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변화한 환경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외교·안보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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