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정권 1년…실질임금·주가 상승에도 엔저·금리 급등

기사등록 2026/10/19 10:23:55

적극재정 성과에도 재정 건전성 우려…美도 엔저 압박

[도쿄=AP/뉴시스] 오는 21일 출범 1주년을 맞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정권은 실질임금 상승과 주가 급등 등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적극재정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엔화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1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모습 2026.10.19.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오는 21일 출범 1주년을 맞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정권은 실질임금 상승과 주가 급등 등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적극재정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엔화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여름 주변 사람들에게 "또다시 '다카이치 쇼크'라는 말을 듣는 것은 지긋지긋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의 경제정책이 국내외에서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년간 소비세 감세와 민관 투자 등 이른바 '책임 있는 적극재정'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장기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 등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에 직면했다.

다만 경제지표에서는 일정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9년 반 만에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월별 실질임금 상승률의 단순 평균은 1.0%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후 첫 1년간 실질임금이 0.9%,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정권에서는 0.7% 감소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25년 민간기업의 설비투자는 128조엔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춘계 노사협상에서는 3년 연속 5%대 임금 인상이 실현됐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한때 7만엔대에 진입했으며, 최근에도 6만5000엔선으로 1년 전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 확대 기조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일본의 장기금리는 정권 출범 당시 1.6%대에서 상승해 지난 9월에는 30년 만에 3%를 넘어섰다.

엔화 가치도 정권 출범 당시 달러당 151엔대에서 한때 163엔대까지 하락했다. 미일 양국이 협조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달러당 160엔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9월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화 약세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AP/뉴시스]다카이치 사나에(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7일 내각 개편(개각) 후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각료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9.

경제 성과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실질임금 상승에는 휘발유와 전기·가스 요금에 대한 정부 보조금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소비세 감세까지 고려하면 다카이치 총리가 목표로 하는 가계의 구매력 개선은 여전히 정부 지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카이치 정권은 적극재정을 축소할 경우 경기 회복세가 꺾일 수 있지만, 시장과 미국의 압박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말 예정된 2027회계연도 예산안 편성에서는 방위비 증액과 소비세 감세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경제 관련 각료들에게 시장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기우치 미노루(城内実) 경제재정상은 해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다국어 설명 자료를 작성하고 시장 관계자들과 의견 교환에 나섰다.

닛케이는 시장에 정책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오해'가 해소될지,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시장의 '경고'가 계속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다카이치 정권은 경제성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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