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기업 연구실 사고 60% 증가…대학은 지난해 266건으로 최다
사고 늘어도 시설 직접 고치는 예산은 13.6억→7.8억…전체의 10% 불과
이정헌 의원 "실질적인 시설개선 지원 확대하고 탈락 연구실 관리체계 마련해야"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대학과 연구기관 등의 연구실 사고가 3년 새 38.4% 늘었지만 정부가 연구실 시설을 직접 개선하는 데 투입한 예산은 같은 기간 4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증가 추세에 맞춰 시설개선 예산 배분이 적정한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구실 사고는 2022년 328건에서 2023년 392건, 2024년 398건, 2025년 454건으로 증가했다. 올해에도 6월까지 227건이 발생했다.
◆기업 연구실 사고 증가율 최고…발생 건수는 대학이 가장 많아
연구실 사고는 대학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 증가율은 기업 연구실에서 가장 높았다.
기업 연구실 사고는 2022년 75건에서 2025년 120건으로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학 연구실 사고는 196건에서 266건으로 35.7%, 연구기관 사고는 57건에서 68건으로 19.3% 늘었다.
2025년 전체 연구실 사고 454건 가운데 대학 연구실 사고는 266건으로 58.6%를 차지했다. 기업 연구실에서는 120건, 연구기관에서는 68건이 발생했다.
◆사고 예방 위한 시설개선 예산 감소…신청 연구실 24%만 지원
연구실 사고를 예방하려면 사고 발생 이후의 조치뿐 아니라 환기·가스·소방시설 등 위험요인을 사전에 줄이는 시설개선도 필요하다.
과기정통부는 전국 대학과 연구기관 등 4541개 기관, 9만466개 연구실을 대상으로 '연구실안전환경구축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교육과 현장검사, 실태조사, 안전정보시스템 운영, 시설개선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5년 기준 사업 총예산은 78억2600만원이다. 이 가운데 현장검사 예산이 28억3500만원으로 전체의 36.2%를 차지했다. 안전교육에는 10억500만원, 연구실 시설을 직접 개선하는 데에는 7억8100만원이 투입됐다. 직접 시설개선 예산의 비중은 10%였다.
시설개선 예산은 2022년 13억6200만원에서 2023년 9억4200만원, 2024년 2억2800만원으로 줄었다. 2025년에는 7억8100만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42.7% 적었다.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5.1%에서 10%로 낮아졌다.
2025년 연구실 환경개선 지원사업에는 98개 기관의 연구실 1030곳이 시설개선을 신청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25개 기관의 연구실 248곳으로 신청 연구실의 24.1%에 그쳤다. 나머지 73개 기관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연구실의 신청 내용에는 흄후드와 가스캐비닛, 국소배기장치, 비상샤워장치, 시약장, 폐액보관함 등 사고 예방과 관련된 안전시설 개선 요구가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연구실이 이후 자체적으로 시설을 개선했는지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시설개선을 신청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연구실이 법정 안전기준에 미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025년 현장검사에서는 총 4691건이 지적됐고 이 가운데 4591건이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과기정통부는 현장검사 지적사항에 대한 후속조치 이행 정도를 반영한 '연구실 안전관리 이행률'을 사업 성과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관리 이행률은 88.8%로 목표치 88.5%를 웃돌았고 목표달성도는 100.3%로 평가됐다. 연구실 사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후속조치 실적뿐 아니라 사고 건수 등 실제 안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도 성과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헌 의원은 "연구실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 시설 개선 예산은 전체 사업비의 10%에 불과하고 지원에서 탈락한 782개 연구실은 사후 안전관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시설개선 지원을 확대하고, 지원에서 탈락한 연구실의 위험요인이 해소됐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안전관리 이행률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는 수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평가 지표상의 성과가 아니라 실제 사고를 줄이고 연구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연구실 안전관리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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