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후티 반군에 사우디 공격 표적 등 정보 제공…이란은 부인

기사등록 2026/10/17 17:02:00 최종수정 2026/10/17 17:42:24

“단순한 후원 아닌 전략적 협력 기반 공동의 전략적 이익 공유”

7월 마한항공, 군장교·드론 부품·미사일·충격 기폭 장치 등 보내

이란 “후티, 자신 이익에 따라 결정내리는 완전히 독립적인 세력”

[사나=AP/뉴시스] 예멘 후티 반군 지지자가 지난 9일(현지 시각) 사나에서 열린 반군 지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후티 반군이 16일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정부군 연합군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2026.10.1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란이 후티 반군에게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에 필요한 표적과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같은 지원이 강력한 공격을 감행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이란의 지원에는 드론과 미사일 공격 목표 설정 지원은 물론 훈련, 정보 및 전술 지침 제공 등이 포함됐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후티 반군은 예멘에서 빠르게 점령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수출의 주요 통로인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의 해안선을 장악하고 있으며 사우디의 유조선, 에너지 시설, 공항 등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주말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공격에서는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국방정보국 이란 지부장을 지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후티 반군의 성공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타격을 주고 유가를 상승시킨다”며 “이란과 후티 반군은 단순한 후원 관계가 아닌 전략적 협력에 기반한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2014년 예멘 북부 산악 지대에서 나와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도망치는 정부군이 남겨둔 미사일 등의 무기를 탈취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정부군과 연합해 반격에 나서는 등 예멘 내전은 12년 가량 간헐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란은 전통적인 다우선에 무기를 숨겨 보내고, 혁명수비대와 레바논 민병대 헤즈볼라 요원들을 투입해 후티 반군이 자체적으로 미사일과 드론을 조립하도록 훈련시켰다.

2000년대 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선박을 이용한 무기 수송이 중단되자 이란은 잠수함을 이용해 예멘에 무기를 보냈다고 당시 유럽과 후티 반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란 전쟁으로 예멘 내전 휴전이 4년만에 중단됐으며 7월 후티 반군 관계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마한항공을 보내면서 후티 반군의 개입도 본격화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7월 두 차례의 항공편에는 이란의 준군사 장교들과 드론 부품, 미사일 유도 시스템, 충격 기폭 장치 등 무기 등도 가득 찬 화물칸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 대변인 모하메드 알 부카이티는 자신이 두 번째 비행기에 탑승했다며 혁명수비대 장교와 무기에 대한 주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이란 혁명수비대 장교들의 지원을 받아 미사일과 레이더를 배치하는 등 홍해와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을 위협하는 진지를 여러 곳에 구축하기 시작했다.

9월 초 이후 예멘 정부 및 사우디아라비아군은 후티가 홍해 항구 도시 모카를 점령하고 바브 알 만데브 해협 주변 지역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허를 찔렸다.

후티 반군의 전술은 이전보다 훨씬 정교해졌으며, 보병 공격과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결합했다.

특히 광섬유 케이블로 유도되는 1인칭 시점 드론은 이란의 훈련을 받았음을 시사한다고 반군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반후티 관계자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장교들이 최전선에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지휘했다.

후티 반군의 홍해 연안 장악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해상 교통 위협이 결합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이 확대됐고, 전쟁 비용이 증가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안보 싱크탱크 수판 센터는 후티 반군의 성과는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들은 후티 반군이 현재 드론과 미사일 부품을 중국에서 직접 조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후티 부카이티 대변인은 이란의 지원 주장은 반군 자체의 역량 개발 진전을 무시하는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군대의 손실을 합리화하려는 근거 없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 에스마일 바가에이 대변인도 지난달 기자들에게 “이란은 예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완전히 독립적인 세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지역 민병대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노하우, 무기, 인력, 목표를 공유한다고 WSJ은 전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은 2024년 보고서에서 후티 반군이 레바논과 이라크에 합동 작전실을 설치해 활동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자국 국경에서 전투를 멀리 떨어뜨려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민병대를 ‘저항의 축’으로 육성했다.

사우디 정보기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장교들은 드론, 미사일, 터널, 병참 등 후티 반군의 모든 군사적 역량을 지원하는 부대에 배치되어 있다.

혁명수비대 대원들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후티의 전장 진격과 공습을 칭찬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 뉴아메리카의 예멘 전문가 애덤 배런은 “후티 반군이 이란과 다른 추축국 세력으로부터 받은 지원은 지난 몇 달 동안 그들이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