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무력 사용하면 쉽게 이겨” vs “노골적인 위협” 험악한 공방

기사등록 2026/10/17 10:19:33
[마닐라=AP/뉴시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16일 마닐라에서 열린 해안경비대 창설 12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2026.10.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이 ‘무력 사용’까지 언급하며 공방전을 벌였다.

징취안(井泉) 주필리핀 중국 대사는 15일 마닐라 포럼에서 “우리가 무력을 사용한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력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며 평화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평화롭다. 다른 지역인 우크라이나, 가자 지구, 심지어 베네수엘라 등을 보라”고 말했다.

징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이 이날 기자들에 대한 화상 브리핑에서 “이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쪽은 중국뿐”이라며 중국을 ‘말썽꾼(troublemaker)’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나왔다.

징 대사는 “그러한 표현은 터무니없다”며 “필리핀은 중국을 이웃 국가로 둔 것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16일 징 대사의 발언에 대해 “무력 사용을 암시하는 노골적인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

마르코스 대통령은 “나에게는 매우 위협적으로 들리며 외교적인 발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징 대사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남중국해를 두고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이 각 자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필리핀 외교부는 별도의 성명에서 “징 대사가 불편한 표현을 사용해 필리핀과 중국간 복잡한 양국 관계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무력 사용에 대한 은밀한 위협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주필리핀 중국 대사관측은 필리핀 외교부가 징 대사의 발언을 맥락에서 벗어나 “선택적으로 인용하고 과대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사관은 “현재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는 매우 민감한 단계에 있다”며 “외교부가 이러한 행동을 예방하는 데 더욱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하여 양국 관계가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필리핀측이 이를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대중 강경 인물인 테오도로 국방장관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6월 그와 그의 가족이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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