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협의설' 강간죄 폭행·협박 엄격히 해석
강제추행죄선 2023년 9월 전합에서 폐기
대법 쟁점, '종합판단기준설'도 수정 필요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간죄 성립에 대한 폭행·협박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최협의설' 대법원 판례를 다시 들여다본다.
'최협의설'은 폭행·협박 정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있어야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판례 해석이다.
1979년 판결 이후 오랜 기간 유지된 법리가 47년 만에 수정될지 주목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오는 22일 첫 심리를 진행한다.
사건 피고인은 피해자를 폭행해 반항을 억압한 후 피해자를 간음했다는 강간죄로 기소됐으며,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피고인이 강간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해 피해자를 간음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뒤집었다.
검찰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왔고 전원합의체에서 논의하게 됐다.
대법원은 강간죄의 폭행·협박의 의미에 관한 최협의설 및 종합판단기준설의 수정 필요성을 이 사안의 쟁점으로 봤다.
'종합판단기준설'은 1992년 판결에서 설시된 것으로,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지 여부를 '폭행·협박 내용과 정도, 유형력 행사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종합판단기준설은 강간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폭행·협박뿐 아니라 범행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최협의설과 구분된다.
종합판단기준설을 통해 구체적으로 타당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으나, 오히려 범행 전후의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가 항거 곤란 내지 불능한 상황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결론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여성계에선 대법원이 최협의설의 기본 틀을 유지해 동의 없는 성폭력이라도 폭행·협박의 정도를 기준으로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 처벌을 어렵게 한다며 비판해 왔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에서는 2023년 9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40여년 만에 최협의설을 폐기한 바 있다.
피해자가 수십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최협의설을 적용해 무죄를 확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청구한 재판소원은 지난 6월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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